EBS의 단합, 박치형 부사장 해임에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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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단합, 박치형 부사장 해임에서 시작하라
[한국PD연합회 성명]
  • 한국PD연합회
  • 승인 2019.08.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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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형 부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EBS의 소모적 갈등이 너무 오래 끌고 있다. 그는 2013년 납득할 수 없는 절차로 <반민특위> 다큐를 좌초시켰고, EBS 후배 PD들에게 ‘최악의 PD'로 뽑힌 인물이다. 지난 4월 그가 부사장에 임명되자 평사원은 물론 부장급 간부들도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새 사장 취임과 함께 의욕적으로 새 출발을 도모하던 EBS 구성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였기 때문이다. 그가 넉 달이 넘도록 자진사퇴를 거부하며 EBS 내부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는 현 상황은 실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주 발표된 특별감사 보고서는 그가 △EBS 신뢰 하락 △인력·예산 낭비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민특위> 다큐를 연출하던 김진혁 PD에 대한 갑작스런 수학교육팀 발령과 이에 따른 제작 중단에 그가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반민특위> 중단 사태와 관련, EBS PD협회는 “(그가) 제작 중단의 어쩔 수 없는 희생양이 아니라 가장 큰 주범”이라고 주장했고, 언론노조 EBS지부는 “<반민특위> 다큐가 박근혜 정권의 심기를 건드릴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어떻게 보든 그는 ‘방송판 반민특위 해산사건’이란 엄중한 사태에 대해 책임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EBS 사원들은 박치형 부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시위와 서명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영방송 EBS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전 사원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지금, 그 소중한 열정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비생산적 갈등이라 아니할 수 없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불합리한 태도를 고집하면 조직 전체에 혼란이 온다. 박 부사장의 자리 유지가 중요한가, 아니면 EBS 대다수 사원들의 단합이 중요한가. 시간이 흐를수록 사태는 악화되고 다수의 이익이 침해될 뿐이다. 박 부사장이 자기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후배 탓, 언론 탓하며 EBS 전체의 불행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EBS의 고위 간부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양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EBS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땅의 모든 공영방송사들이 극도의 어려움 속에서 생존을 도모하며 더 좋은 방송으로 거듭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금, 공영방송 EBS가 전근대적인 인사 문제로 갈등의 늪에 빠져서 방송에 역량을 집중하지 못하는 현 사태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자 시청자의 기대를 외면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EBS 감사실은 “<반민특위> 제작 중단과 인사 의혹이 E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못했다”고 했다. 이 대목은 “그가 EBS 신뢰 하락에 책임이 있다”는 감사 결과와 모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최종 판단과 결정은 인사권자인 김명중 사장의 몫으로 넘어간다.


PD연합회는 처음 문제가 불거진 직후인 4월 12일 성명에서 △노사 신뢰 구축 △상생과 소통의 리더십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EBS 내부 잠재력 극대화를 위해 박치형 부사장에 대한 임명을 철회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새 사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면서도,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신속히 바로잡아야 새 사장의 리더십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고언한 것이다. 그런데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도록 김명중 사장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사태를 해결하여 EBS호가 순항하도록 하겠다는 책임감이 있는지, 나아가 ‘성공한 CEO'가 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받을 지경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김명중 사장의 선택은 단 하나, 박치형 부사장을 즉시 해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EBS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2019년 8월 26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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