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미나 기자] 제46회 한국방송대상 대상 수상작에 KBS대구방송총국의 <기억, 마주서다>가 선정됐다. 지역 방송사가 한국방송대상 대상을 받는 것은 역대 두 번째로, 지난 1987년 이후 서른 두 해 만이다.
지난해 9월 첫 방송돼 총 10편으로 제작된 <기억, 마주서다>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지난 100년간 일어났지만, 기록에서 누락된 숨은 역사에 주목했다.
실체적 진실의 이면을 마지막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기록한 <기억, 마주서다>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해방 이후 친일 관료와 미 군정의 폭압에 맞서 싸웠던 '대구 10월 항쟁' 생존자, 노동·통일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누명을 쓴 이른바 '인혁당' 사건 등 국가공안조작사건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생생히 담겼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올해 1월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방송대상 삼사위원회도 "어두운 근현대사의 이면에 담긴 실체적 진실을 조명했다"고 호평하며 대상작으로 뽑았다.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억, 마주서다>를 연출한 지우진 KBS PD는 만감이 교차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한편으로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어렵게 입을 연 지 PD는 "<기억, 마주서다>에 출연한 분들은 국가가 외면한 역사를 개인의 기억으로만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이라며 "이 상은 저나 저희 스태프가 아니라 출연한 분들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우진 PD는 "부당한 권력에 인권을 짓밟히고, 평생을 숨죽이면서 살아온 분들에게 카메라 앞에 나서라고 한 것은 또 다른 사회적 편견과 질타 속에 나서라는 것과 같았는데 그럼에도 방송에 나와 준 출연자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세상에는 아직도 몰라서 마주서지 못했던 일들도 있고, 알고 있지만 부끄러워 차마 마주서지 못하는 현실도 많은 것 같다. 항상 낮은 곳에서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MBC <뉴스데스크>의 '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연속 보도, SBS <열혈사제>, EBS <이승열의 세계음악기행> 등이 올해 한국방송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보도 작품상을 받은 <뉴스데스크>의 '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 연속 보도는 위험에 내몰린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하고, 그 결과 이른바 '김용균법'이 통과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사보도 TV부문에서는 KBS <시사기획 창>의 '조선학교–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 편이, 시사보도 라디오부문에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직격 인터뷰' 코너가 각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TV부문 작품상에는 △ 중단편드라마 SBS <열혈사제> △ 연예오락 MBC <구해줘! 홈즈> △ 예능버라이어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다큐멘터리 KBS <KBS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 생활정보 KBS <회사가기 싫어 2019> △ 지역교양 광주MBC <핑크피쉬> △ 지역다큐멘터리 TBC <풍정라디오 2018>·MBC충북 <살처분, 신화의 종말> △ 지역오락 춘천MBC <나이야가라> 등이 이름을 올렸다.
라디오 부문에서는 △ 생활정보 MBC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우리 아이 문제없어요' △ 다큐멘터리 CBS 해외특집 다큐멘터리 <남겨진 이들의 선물> 4부작 △ 연예오락 MBC 별이 빛나는 밤에 50주년 기념 특집 기획 <별밤 로드 1320>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개인상 수상자로는 변상욱 전 CBS 대기자가 공로상을, 방송기자에서 앵커·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약한 진재운 KNN 기자가 지역방송진흥상을 받는다. 또 <SBS스페셜>에서 '끼니반란', '설탕전쟁' 편 등으로 반향을 일으킨 이윤민 SBS PD가 프로듀서상 수상자가 됐다.
앞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을 두고 남긴 SNS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변상욱 전 CBS 대기자는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변 전 대기자는 故 이용마 MBC 기자와 故 김광일·박환성 독립PD 등의 이름을 부르며 "좋은 방송과 언론을 위해 싸우다 먼저 떠난 후배들이 있다. 이 분들에게 상을 바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SBS <열혈사제>에서 활약한 배우 김남길이 연기자상 수상자가 됐다. <열혈사제>는 중단편드라마 작품상과 연기자상을 수상하며 이번 한국방송대상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방송대상 코미디언상을 받은 개그맨 박나래는 올해엔 진행자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이날 대상 시상자로 무대에 선 박정훈 한국방송협회장(SBS 사장)은 지상파에 대한 역차별 규제 해소를 다시 한 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차별적인 규제들이 해소되지 않아 모든 면에서 어려운 상황이다. 과연 방송의 공익적 책무를 지속할 수 있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모든 매체가 공정한 룰과 규제 속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적극적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올해 한국방송대상 수상작(자) 명단이다.
<대상> KBS대구방송총국 <기억, 마주서다>
<작품상>
뉴스보도 MBC <뉴스데스크>'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연속 보도
지역뉴스보도 KBS부산방송총국 <KBS뉴스 9 부산> 심층기획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시사보도TV KBS <시사기획 창> '조선학교–재일동포 민족교육 70년'
시사보도R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직격 인터뷰'
지역시사보도 부산MBC 특집 예산추적프로젝트 <빅벙커>
생활정보TV KBS <회사가기 싫어 2019>
생활정보R MBC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우리 아이 문제 없어요'
지역교양TV 광주MBC <핑크피쉬>
지역교양R MBC강원영동 <발해를 꿈꾸는 기자>
다큐멘터리TV KBS <KBS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다큐멘터리R CBS 해외특집 다큐멘터리 <남겨진 이들의 선물> 4부작
지역다큐멘터리TV TBC <풍정 라디오 2018>, MBC충북 다큐멘터리 <살처분, 신화의 종말>
지역다큐멘터리R 여수MBC 여순사건 70주년 특별기획 6부작 <9일간의 기록>
교육문화예술 EBS <다큐프라임> '미래학교 Future School' 3부작
사회공익 KBS <KBS스페셜> '주문을 잊은 음식점' 2부작
중단편드라마 SBS <열혈사제>
예능버라이어티TV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연예오락TV MBC <구해줘! 홈즈>
연예오락R MBC 별이 빛나는 밤에 50주년 기념 특집 기획 <별밤 로드 1320>
음악구성R EBS <이승열의 세계음악기행>
지역오락TV 춘천MBC <나이야가라> '출장 장수사진관, 리마인드 웨딩, 영화제작 도전'
지역오락R 안동MBC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특별기획 라디오드라마 <임청각>
어린이 EBS <자이언트 펭TV> '펭수, 학교 가다'
<개인상>
공로 CBS 변상욱 -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라이브 '댓꿀쇼' 등
지역방송진흥 KNN 진재운 - 다큐멘터리 <물의 기억> 등
보도기자 SBS 조동찬 - <8뉴스> 가습기 살균제 연속보도 등
스포츠제작보도 KBS 이태웅 -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 특집다큐 <88/18> 등
카메라기자 KBS 권순두 - <뉴스9>, <시사기획 창> '삼성물산 견적 부풀리기 단독 보도' 등
아나운서 CBS 정민아 - <좋은 아침 정민아입니다> 등
진행자 MBC 박나래 - <나 혼자 산다>
프로듀서 SBS 이윤민 - <SBS스페셜>
미술 EBS 박종문 - <모여라 딩동댕> 등
영상그래픽 KBS 진수아 - <KBS2TV 뉴스> 그래픽 제작·기획 등
조명 MBC 오승철 - <2018 DMZ 평화콘서트> 등
기술진흥 MBC 기정모 -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곰> 등
영상촬영 EBS 조규백 - <다큐프라임> '수컷들'
음악 EBS 노신영 - <뭐든지 뮤직박스> 등
작가 MBC 윤희영 -<PD수첩> '미친 아파트 값의 비밀' 등
내레이션 EBS 윤주상 - <극한직업>
연기자 SBS 김남길 - <열혈사제>
코미디언 KBS 유민상 - <개그콘서트>
뉴미디어프로그램제작 SBS 하현종 - 스브스뉴스 <돈워리스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