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미나 기자] 유튜브를 KBS보다 신뢰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간지 <시사인>이 실시한 '2019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에서다. <시사인>이 2007년부터 매해 실시하는 조사에서 유튜브가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꼽힌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튜브는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두 곳을 순서대로 답해달라는 질문에 JTBC(15.2%, 1순위 기준으로 이하 동일)의 뒤를 이어 12.4%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KBS(9.6%), 네이버(7.8%), 조선일보(5.4%), TV조선(3.5%), 다음(3.4%), YTN(3.1%), MBC(3.1%)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를 가장 신뢰한다는 답변이 지난해 대비 10.4%p 상승해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는 점은 레거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중심점이 옮겨가고 있는 현재의 미디어 지형을 잘 보여준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21일 한국방송학회·한국심리학회가 연 <유튜브와 정치 편향성, 그리고 저널리즘의 위기> 세미나에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튜브를 통한 뉴스 영향력이 늘어나는 추세인 가운데, 한국은 조사 대상국인 38개국 중 4위로 특히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보고됐다. <시사저널>의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인 분야 조사결과에서는 유튜브를 주 무대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가 처음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언론'으로서의 유튜브가 뉴스의 생산과 유통에까지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알고리즘에 의한 확증편향이나 정치적 편향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가짜뉴스' 문제나 무분별한 혐오발언과 인신공격 등의 부작용도 있다. 이용자 개개인의 뉴스 문해력을 뜻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최근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굳건히 신뢰받는 매체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JTBC의 신뢰도(15.2%)가 불신도(3.9%)보다 네 배가량 높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보도부문 사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한 손석희 사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서도 JTBC는 27.4%로 2위를 기록한 KBS(14%)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1위를 수성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을 묻는 문항에서도 손석희 사장이 21.6%을, 가장 신뢰하는 프로그램에도 JTBC <뉴스룸>이 10.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신문의 위기도 지속세다. 가장 신뢰하는 신문매체를 묻는 질문에 '모른다, 없다'고 답하거나 무응답한 비율이 44.4%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신문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 매체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12.9%밖에 되지 않았던 '모른다, 없다' 혹은 무응답 비율이 올해 20.4%로 늘어 전반적으로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늘어났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가운데 <조선일보>는 '가장 불신하는 매체' 조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20.5%를 얻었던 <조선일보>는 올해는 3.5%p 더 오른 24%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01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기관 칸타코리아가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