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100년 역사 심판대에 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6개 언론·시민사회단체 모인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 10일 출범
28일 '아베규탄 촛불문화제' 주관 시작으로 강연·기사 아카이빙 등 사업 예정

조선·동아일보에서 과거 해직됐던 언론인들과 언론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인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이 10일 출범했다. ⓒ PD저널
조선·동아일보에서 과거 해직됐던 언론인들과 언론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인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이 10일 출범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창간 100주년을 앞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친일과 반민족 역사를 평가하는 운동에 들어간다.  

일제강점기부터 유신체제, 그리고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등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의 두 신문의 행적을 돌아보고 언론개혁 완수를 촉구하겠다는 계획이다.  

10일 발족한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이하 조선·동아 청산 시민행동)에는 자유언론실천재단·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80년해직언론협의회·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등 56개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내년 3월과 4월이 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창간 100주년이 됐다고 찬치를 벌이고 온갖 홍보를 할 텐데 이를 좌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종철 위원장은 "1920년대 말 <조선일보> 기자들이 신간회 운동에 참여하고,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과 동아방송 아나운서·PD들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언론자유 운동을 펼치는 등 두 신문사가 짧은 기간이나마 훌륭한 일을 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두 신문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민족을 배신하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데 앞장서 왔다"고 비판했다.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1920년 3월과 4월에 각각 창간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오랜 시간 한국의 대표 신문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그만큼 일제강점기의 친일 행각이나 군부독재 시기의 정권 친위 행각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로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두고 일본 정부를 옹호한다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조선·동아 청산 시민행동은 "짐짓 '이성을 찾으라'며 훈계하듯 덮어놓고 화해를 종용하고 있는 조선·동아일보의 태도는 단지 '친일'이어서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성노예와 강제징용이라는 반인권 범죄에 눈감고 인류의 진보와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더욱 지탄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나아가 사주 일가의 죄를 역사 앞에 낱낱이 고해 진실과 정의를 되찾을 것이며, 100년을 이어 온 이들의 패악을 멈추게 할 것"이라며 "오늘 발족은 역사를 바로세우고 언론을 바로세우는 것이 한국사회 민주주의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할 수 있다는 절박한 호소이자 선언"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조선·동아 청산 시민행동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친일·반민족 보도를 알리고, 두 신문사의 100주년 행사에도 맞대응할 계획이다.

당장 오는 9월 28일 '친일언론 청산'을 주제로 제8차 아베규탄 촛불문화제를 주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친일·독재 부역 언론인 명단 발표, 대중강연 개최, 과거 보도 아카이빙 작업 등을 시작한다.

또 이들은 1974년 <동아일보>의 백지광고 사태 당시 <동아일보>를 격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광고를 냈던 시민들과 1990년대 중후반 '안티조선' 선언에 참여했던 시민들을 찾는 일도 주요 사업으로 내걸었다. 언론개혁을 지지했던 두 운동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100주년이 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의미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반민주·반민중·반통일 역사가 젊은 세대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고, 특히 70년대 언론인들이 대량 해고된 뒤 40여 년간 자유언론실천운동을 해왔다는 사실도 많은 부분 잊히고 있다"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100년 역사가 반성의 역사, 국민에 대한 사죄의 역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