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해결사 자처한 방송, ‘솔루션 예능’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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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해결사 자처한 방송, ‘솔루션 예능’ 활기
‘지역 특산품’ 살리기 ‘집 구하기’ 예능 소재로...‘재미’ ‘공익‘ 균형점 찾는 게 관건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09.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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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연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MBC '구해줘 홈즈'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연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MBC '구해줘 홈즈'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고민을 해결하는 이른바 ‘솔루션 예능’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솔루션 예능은 연예인 혹은 일반인이 직접 사연 당사자로 출연해 고민을 내놓고, 대안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신선한 포맷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묘를 살릴 수 있다.

솔루션 예능의 소재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개인의 일상적인 고민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품 살리기 등 고민의 성격과 규모가 공익성과 맞물리며 진화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포맷을 변주한 프로그램이 방영돼 시청자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연 앞으로도 솔루션 예능이 방송계 트렌드를 이끌 수 있을까.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주축이 돼 SBS가 지난 추석 연휴에 내놓은 <맛남의 광장>은 방영 직후 호평을 얻었다. <맛남의 광장>은 지역 특산품을 통해 농가를 살린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백종원과 출연자들은 황간휴게소에서 교통 이용객에게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표고버섯, 옥수수, 복숭아 등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요리를 개발해 판매한 결과, 판매량과 매출은 평소보다 2배를 넘어섰다. 시청률 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SBS가 추석 연휴에 선보인 SBS '맛남의 광장'.
SBS가 추석 연휴에 선보인 SBS '맛남의 광장'.

지난 15일 첫 방영된 JTBC <고민을 입력하세요-GOSTOP>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을 익명으로 공개하고, 여러 사람의 경험담과 의견을 통해 해답을 찾는 토크쇼를 표방했다. 결혼생활 중 풀리지 않는 고충을 나눴고, 예비·기혼부부 총 100명이 판정단으로 참여했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국한해 주인공의 사연에 집중했던 솔루션 예능의 소재 확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솔루션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방송한 지 햇수로 10년을 넘어선 KBS<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부터 MBC<구해줘! 홈즈>, SBS<백종원의 골목식당>,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시즌3>, KBS joy<무엇이든 물어보살>까지 다양한 소재를 내세워 성업 중이다.

지난달 2부작 파일럿으로 방영된 MBC<공부가 머니?>에서는 사교육 컨설팅을 핵심으로 삼았다.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연애, 진로, 학업 등 개인 문제뿐 아니라 사교육, 부동산, 자영업, 반려동물 등 시대의 키워드를 반영한 소재까지 넓히며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솔루션 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이 삶의 한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반려견 생활·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신규 자영업자 수는 124만2756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8만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에 뛰어들며 겪게 되는 부작용이 남 일이 아닌 상황에서 <골목식당>과 같은 솔루션 예능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4주 연속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해줘! 홈즈>도 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 여력이 되지 않는 대중의 관심을 붙잡는다. 솔루션 예능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배경에 발판을 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솔루션 예능의 맹점도 존재한다. 사연 선별과 고민 해결의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가져가느냐의 문제다. <안녕하세요>는 방송 초창기 일반인 사연 위주로 구성해 시청자와 공감대를 넓혀왔지만, 음주운전, 남편을 때리는 아내 등 간혹 도를 넘어선 사연을 소개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사연의 진위와 목적을 출연자에게 온전히 맡겨야 하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또 인생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한다고 해도, 출연자의 입담에 기대는 것보다 신중하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솔루션 예능은 포맷의 특성상 ‘재미’와 ‘공익’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지만, 제작진은 고민과 사연의 성격에 따른 수위 조절뿐 아니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가의 역할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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