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KBS가 양승동 사장 신임투표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한 KBS 노동조합에 “최소한의 투표 요건도 갖추지 못한 여론 몰아가기로, 단체협약 정신과 상호성실 원칙을 파기한 것”이라고 경고를 보냈다.
KBS는 노측의 사장 신임 투표가 투표인단 명부도 사전에 확정하지 않고 숫자 채우기 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하면서 국정감사와 결산심사를 앞두고 흠집내기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이어 두번째로 조합원이 많은 KBS노동조합은 지난 9월 16일부터 24일까지 조합원과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양승동 사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물었다. 지난 24일 KBS노동조합은 투표 결과 양승동 사장의 불신임률이 87.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BS노동조합은 “무능경영과 불공정 방송으로 KBS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에 대해 KBS 노동자들은 양승동 사장에게 역대급 낙제점을 줬다”라며 "2017년 양대 노조와 10개 직능협회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고대영 사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퇴진 요구가 88%가 달했던 것을 보면 ‘고대영급 불신임률'을 기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라고 강조했지만, 투표대상자 1473명 가운데 조합원은 85%를 차지했다. KBS노동조합에 투표 참여 의사를 직접 전달한 투표 대상자는 192명이었다.
KBS는 “전체 직원 5,218명 중에 실제 투표한 비율은 21.9%로 불신임에 찬성한 투표자는 19.1%에 불과하다”며 “전체 구성원의 1/4에 못 미치는 조합원과 자의로 포장한 일부 인원의 참가로 회사 전체의 여론을 반영한다는 것부터가 애초에 잘못된 시도”라고 반박했다.
KBS는 “이번 투표가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성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이자, 공사의 경영권 및 지휘·감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 판단해 공문을 통해 투표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며 “투표를 강행하고 결과를 공표한 행위는 국정감사, 결산심사 등을 앞둔 시점에 특정 정치권에 왜곡된 자료를 유포해 회사를 공격하고 흠집내기 위한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