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살리고 죽이는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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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D연합회‧한국언론정보학회, 24일 tbs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로 연구비평모임 개최  

지난 7월 시즌1을 종영하고 시즌2가 방송 예정인 tbs TV 'Oh, 마이로드' 화면 갈무리.
지난 7월 시즌1을 종영하고 시즌2가 방송 예정인 tbs TV 'Oh, 마이로드' 화면 갈무리.

[PD저널=이해휘 기자]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방송의 책임은 없을까. ‘골목상권 살리기’,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지만, 방송이 띄운 ‘핫플레이스’가 곧바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수난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4일 한국PD연합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연구비평모임은 tbs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를 통해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송의 역할을 되짚었다. 지난 7월 18일 시즌1을 마무리한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침체된 경리단길을 되살릴 방안을 세입자와 건물주, 서울시가 진지하게 모색해 본 프로그램이다. 

발제를 맡은 이종임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 강사(문화연대 집행위원)은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는 곳은 관심이 없고, 카메라가 비추는 곳은 상업화된다는 게 딜레마”라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 곳곳을 다니면서 충격을 받았는데, <오! 마이로드>는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태원 일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홍석천 씨를 진행자로 내세운 게 <홍석천의 Oh! 마이로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종임 강사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직접 경험한 진행자가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상인들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미션을 제시하는 방식이라서 여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됐다”라며 “<Oh 마이로드>는 상인회를 형성하고, 인근 지역주민들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상생방안을 고민한 게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tbs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를 기획하고 연출한 김진희 PD.
tbs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를 프로듀싱한 김진희 PD.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를 프로듀싱한 김진희 PD는 “홍석천 씨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최저임금 때문에 가게를 폐업했다'는 보도가 오보라고 바로잡는 인터뷰를 듣고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경리단길에 대한 애착과 마음을 표현하는 걸 보고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고 환기하는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PD는 “상인들이 원하는 건 콘텐츠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었기 때문에 임대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다행히 방송이 나간 뒤 여러 건물주들에게 ‘우리 건물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고, 다양한 단체에게 콘텐츠 협업을 하고 싶다는 제안도 들어왔다”라고 전했다. 

건물주를 바라보는 미디어의 시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임 강사는 “일본은 계약을 할 때 10년 동안 세를 올리지 않는 게 상식인데, 한국은 법에 저촉하지 않는 이상 ‘내 건물 임대료 올리는 데 왜 간섭하느냐’는 반응이 많다”며 “‘부동산 투기’를 잘하는 방법을 주제로 한 강연을 내보낸다거나 건물주는 성공한 인생이라는 식의 출연자들의 농담이 노출되면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인식을 확산하는는 데 방송이 일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회를 본 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다른 지역방송에서도 참조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해외나 다른 방송사에 포맷을 판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Oh! 마이로드>는 포맷 판권 판매가 논의 중이다. 

김진희 PD는 “아시아 콘텐츠에 관심있는 미국 대행사가 1회가 나간 뒤 포맷을 사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왔다”며 “미국도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현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bs는 낙원상가를 무대로 <Oh! 마이로드> 시즌2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김 PD는 “낙원상가는 최대 악기상가가 있다는 지역적 특성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과 성소수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해서 어디에 방점을 찍고 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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