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파고드는 'B급' '병맛'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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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파고드는 'B급' '병맛' 코드
JTBC 룰루랄라 유튜브 채널 ‘워크맨’ 280만 구독 돌파...장성규 '저 세상 드립' 인기끌며 화제몰이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EBS ‘이육대’ 병맛 코드 공략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10.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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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만에 1100만 조회수를 넘긴 '워크맨' 에버랜드 편 영상 갈무리.
한달여만에 1100만 조회수를 넘긴 '워크맨' 에버랜드 편 영상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최근 방송·공연·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B급 감성’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병맛’ 코드를 얹은 유머와 언어유희 등 세련되진 않지만, 특유의 감성으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즉각적이고 뜨거운 반응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미 유수의 기업들도 자사 제품을 대놓고 홍보하기보다 웹소설처럼 짧은 호흡의 스토리텔링과 ‘병맛’ 코드를 엮어내 제품의 입소문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방송사도 ‘B급 감성’은 ‘파급력’ 측면에서 포기하기 어려운 콘텐츠다. 파격적인 ‘드립’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지난달 20일 첫 방영 이후 순항 중이다. DM그룹의 공식 유배지이자 재래상권에서도 밀리는 천리마마트를 기사회생시키려는 점장과 마트를 망하게 하려는 사장이 벌이는 코믹 드라마다. 2013년 웹툰 완결 후 약 6년이 지나 영상화됐다.

방영 전 제기됐던 우려의 목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신선함을 안겨주고 있다. 예컨대 실패한 히어로들은 천리마마트에 취직하기 위해 장점을 어필해야 할 면접장에서 누가 더 ‘쓰레기’인지 경쟁에 맞붙으며 찌질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미지의 섬 출신으로 온갖 차별과 편견에 시달린 뺘야족이 등장해 다양한 재주를 펼치기도 한다.

여기에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애니메이션‧효과음 등 만화적 요소를 삽입하며 ‘B급 감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병맛’ 코드를 장착한 드라마는 금요일 심야시간대 방송에도 3%대 시청률로 선전 중이다.

원작 웹툰의 병맛 코드를 충실하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현장포토. tvN
원작 웹툰의 병맛 코드를 충실하게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현장포토. ⓒtvN

웹 예능에서도 ‘B급 감성’은 여전히 흥하는 콘텐츠다.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독립채널인 <워크맨>, <와썹맨> 등은 인기 유튜브 채널 중 하나다. <워크맨>은 독립 채널 개설 4개월 만에 구독자 280만 명을 넘어섰다. 방송인 장성규의 몸을 사리지 않는 다양한 업종의 짠 내 나는 아르바이트 도전기가 10분 남짓으로 제작된다.

특히 ‘에버랜드 알바’편은 불과 한 달여 만에 무려 1000만뷰를 돌파했다. ‘저 세상 막말’과 애드리브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과 편집이이 입길에 오르기도 하지만, 확실한 재미로 화제성을 휘어잡고 있다.

앞서 2017년 <사서고생2 팔아다이스>의 스핀오프 콘텐츠로 시작된 <와썹맨>도 g.o.d 박준형의 좌충우돌기를 다루고 있다. ‘반백살’ 박준형이 신인 유튜버로 나서 트렌디한 아이템을 경험하고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내고 있다.

교육방송의 이미지가 강한 EBS의 변신도 눈에 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EBS <자이언트 펭TV-제1회 EBS 아이돌 육상대회>(이하 E육대)가 화제가 됐다. MBC<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를 패러디한 것인데 EBS가 배출한 캐릭터가 한자리에 모였다. 1994년 입사한 ‘뚝딱이’부터 방귀대장 ‘뿡뿡이’(2000년 입사), ‘짜잔형’, ‘번개맨’, 뽀통령 신드롬을 일으킨 ‘뽀로로’,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감초 ‘먹니’, <자이언트 펭TV>의 ‘펭수’(2019년 입사, 연습생) 등이 출연했다.

캐릭터들은 인간팀과 비(非)인간팀으로 나눠 육상 개인전, 양궁, 승부차기, 풍선 터트리기, 계주 등의 경기를 펼쳤다. 네티즌들은 입사 연도를 앞세우는 ‘뚝딱이’를 ‘꼰대’ 캐릭터로, 번개맨을 뭐든 해결해주는 영웅이 아니라 몸을 지배한 ‘아재’로 재해석했다. 제작진의 ‘B급 감성’이 담긴 자막과 캐릭터의 말과 행동이 어우러지면서 ‘예능 맛집’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자이언트 펭TV>에 공개된 영상 조회수는 2주 만에 75만뷰를 넘어섰다.

‘B급 감성’ 콘텐츠는 방송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되면서 ‘비주류 문화’에서 대중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B급 감성’이 대중문화의 중심을 파고든 데에는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의 영향이 크다.

콘텐츠 이용자들은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상 짧은 호흡에 익숙할 수밖에 없다. ‘B급 감성’ 콘텐츠는 허를 찌르는 유쾌한 감각과 빠른 편집으로 콘텐츠 소비 패턴에 제대로 부응한다. 이용자들은 마치 놀이하듯 이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또 다른 콘텐츠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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