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유 있는 선전 
상태바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유 있는 선전 
‘순정만화 속 엑스트라’ 독특한 설정 내세워 1020세대 시선끌기 성공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10.16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MBC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MBC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1020세대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색다른 소재, 톡톡 튀는 연출, 그리고 신예 배우의 에너지가 맞물린 학원 로맨스로 주목받고 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지난해 1월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웹툰을 통해 연재된 판타지 로맨스물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만화 속 엑스트라 캐릭터인 은단오(김혜윤 분)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모험을 펼치며 사랑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지난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9시대 편성된 tvN<청일전자 미쓰리>와 타사 예능 프로그램과 맞붙어 시청률을 경쟁하고 있다. 시청률 4%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으로 갈등 국면에 들어선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학원 성장물’에 그칠지, 1020세대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첫 방송 시청률 성적표만 보면 흥행을 점치기 어려웠다. 전작 <신입사관 구해령> 최종회 시청률인 6.6%보다 절반가량 하락한 수치인 1회 3.1%, 2회 3.5%(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후 방영분 시청률도 3%대 머물고 있지만, 화제성만큼은 입증하고 있다. 지난 9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0월 첫째 주(9월 30일~10월 6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 따르면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종합 3위를 기록하며 신규 진입했다. 방송 내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 키워드를 장악할 정도로 젊은 시청층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잠재력은 신선한 소재와 색다른 스토리 전개에서 나온다. 주인공 은단오는 페이지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환청에 시달리고, 자신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흘러가 있거나 며칠 전 일이 생각나지 않는 상황을 자각하면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줄 착각한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에 은단오는 직접 자신의 증상을 알아보다가 <비밀>이라는 책을 발견하며 ‘만화 속 세상’임을 깨닫는다. 

심지어 은단오는 자신이 만화 속 주인공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주인공을 빛나게 만드는 엑스트라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자아가 생긴 엑스트라 은단오가 ‘설정값’을 바꾸기 위해 벌이는 고군분투는 흥미로운 요소이다. 또 은단오가 자신이 속한 순정만화 속 상황과 대사를 두고 “유치해”라고 쏘아붙일 땐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만화와 현실의 세계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과거에 방영된 MBC 드라마 <W>와 겹친다. <W>가 피조물과 창조주의 대결을 서스펜스 요소를 강조했다면,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학원 로맨스에 방점을 찍고, 유쾌한 톤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 자칫 어려울 법한 판타지를 섬세한 연출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현실 세계와 시공을 초월한 판타지 세계를 동시에 다룰 경우에 드라마는 시청자가 두 세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 두 세계가 작동하는 법칙과 연결고리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어수선한 전개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스테이지’(콘티), ‘쉐도우’(콘티 밖 이야기)를 자연스레 넘나들며 대사와 상황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예컨대 은단오가 만화 세계라는 걸 깨닫는 장면도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 실제 사람(은단오)에서 종이 인형(은단오)의 모습으로 바뀌는 등 감각적으로 영상을 구현했다. 

신예 배우들의 활약도 볼 만 하다.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지만, 청춘 로맨스인 만큼 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띈다. JTBC<SKY 캐슬>에서 새침한 모범생을 연기했던 배우 김혜윤이 첫 지상파 주연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극의 70~8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강도 높은 연기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도 천방지축이지만, 남다른 의지를 가진 캐릭터를 열연 중이다.

이밖에도 로운(하루 역), 이재욱(백경 역) 등은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미지로 판타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큰 관심을 안고 시작된 드라마는 아니었다. 하지만 신선하고 색다른 시도로 판타지 학원 로맨스물을 개척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1020세대 시청자의 관심이 화제성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