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웹툰‧작가 잡아라...지적재산권 확보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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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장 OTT 중심 재편...포털‧대형 제작사 등 발빠르게 IP 선점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돼 지난 6일 종영한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사진. ⓒOCN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돼 지난 6일 종영한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스틸 사진. ⓒOCN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방송 시장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 시장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 이어 올 하반기 디즈니, 애플 등이 국내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방송·통신업계에서도 잇따라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첫 주자로 지난달 18일 지상파 3사 푹(POOQ)과 SK브로드밴드 옥수수가 결합한 OTT ‘웨이브’가 출범했다. CJ ENM과 JTBC도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승부수를 띄운다. 양사는 지난달 OTT 합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내년 OTT 출범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심 경쟁력인 콘텐츠 지적재산권(IP) 확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력 있는 작품의 IP를 확보하면 OTT를 통해 수익뿐 아니라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넷플릭스, 아마존 등 OTT 구독자 수는 6억1330명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OTT의 공룡인 넷플릭스는 올해 3·4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신규 가입자 부문에선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보도에 따르면 3·4분기에 6억6,5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지만, 같은 기간 전 세계 유료 가입자는 680만명 증가해 700만명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러한 틈을 타고 웨이브는 푹과 옥수수를 통합하면서 총 1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TT 시장에 초창기에 뛰어든 왓챠플레이도 자회사인 콘텐츠 프로토콜과 MBC, JTBC가 콘텐츠 대시보드를 실험하고 있다. 시청집단, 감상패턴, 취향 등의 정보를 분석해 콘텐츠 제작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선택해 보는 OTT 시장이 다양한 전선으로 구축되는 가운데 콘텐츠가 플랫폼의 생존력을 결정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먼저 포털사이트의 콘텐츠 선점이 눈에 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웹툰 사업을 벌이며 콘텐츠 시장을 키워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웹툰산업은 지난 2006년 47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14%의 성장세를 보이며 2017년에는 2천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어서면서 웹툰 관련 이용자 수도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을 활용해 IP 확보 및 IP 영상화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자체 보유한 웹툰 IP로 제작한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 마트> 등을 선보였다. 카카오는 웹소설과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소설을 드라마화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팬층을 형성하며 호평을 받았다. 카카오는 사내독립기업인 다음웹툰컴퍼니 작품인 <좋아하면 울리는>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했다. 이밖에도 카카오는 현재 30여 편의 소설 작품을 드라마 및 영화로 제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드라마 제작사도 지적재산권(IP) 확보에 합류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방송 채널을 계열사로 둔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는 드라마업계의 감독과 작가 등 창작자 라인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2021년까지 226편 드라마 IP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콘텐트리도 계열사 채널인 JTBC를 통해 IP를 보유한 드라마를 안정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여기에 JTBC 방송 콘텐츠 제작 및 유통하고 있는 자회사 JTBC콘텐트허브도 내년 드라마 18편 중 일부에 대한 IP 공동투자에 나선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소속된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에 <킹덤>을 내보낸 데 이어 해당 IP를 소재로 한 스토리 게임도 개발한다. 또 글로벌 OTT를 타깃으로 드라마 <코리아 타운>, <더킹 오브 실크로드>를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록뱀미디어, 삼화네트웍스, 팬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제작사도 IP 보유 및 제작 및 유통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OTT 등장 이전에는 방송사와 제작사 간 거래를 통해 방영권, 제작비, 수익 등을 배분하는 구조였다. 현재는 지적재산권(IP)를 보유한 곳이 자본력까지 갖췄다면, 방송사 방영 전에 OTT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IP 기반의 방영 판권, 리메이크 판권 판매를 비롯해 현지 드라마 공동제작, 게임 개발을 통한 부가수익 창출 등 노리는 도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폭스사에 tvN<라이브>의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했고, 드라마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는 공동제작자로 참여한다. 방송사와 제작사를 가리지 않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제작 환경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발굴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IP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어야 향후 성장 안정성‧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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