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KBS '헬기 추락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에 '예산 삭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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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 KBS '헬기 추락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에 '예산 삭감' 압박
5일 과방위 전체회의서 "'재난방송 운영지원' 예산 삭감해야" 주장
한상혁 방통위원장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예산은 다른 문제"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11.05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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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KBS '뉴스9'서 방송된 '헬기 이륙영상...추락 직전 짧은 비행' 화면 ⓒ KBS
2일 KBS '뉴스9'서 방송된 '헬기 이륙영상...추락 직전 짧은 비행' 화면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KBS가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서 추락한 헬기 영상을 뒤늦게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도 KBS를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앞서 KBS는 소방헬기 추락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소속 직원이 이륙 장면을 촬영하고도 이를 독도경비대에 뒤늦게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불렀다. 특히 사고 사흘 뒤인 지난 2일 <뉴스9>가 이를 단독 보도하면서 '보도를 위해 영상을 고의로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파문이 커지자 KBS는 일부러 영상을 숨겼다는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5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특히 의원들은 이날 과방위에 보고된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예산안 중 KBS에 '재난방송 운영지원' 사업 명목으로 20억 원이 편성된 데 대해 '전액 삭감' 의견을 내기도 했다.

'재난방송 운영지원' 사업은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가 신속하게 재난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각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재난방송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수어통역사를 지원하겠다는 방통위의 2020년도 신규 사업이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내년에 재난방송 역량 강화로 KBS에 예산 20억 원이 편성됐는데, 전액 삭감돼야 한다 생각한다"며 "방통위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추가 영상 여부도 확인해 예산심사 전까지 과방위에 보고해 줄 것을 요구한다.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전액 삭감 의견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KBS가 '해당 직원이 촬영한 영상 중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다' 하는데 독도경비대 작전팀장에 따르면 줄기차게 영상 제공을 요구했으나 (직원이) 계속 거짓말을 했고, 마지막엔 아예 영상을 삭제했다고까지 말했다"며 "또 (KBS는) 해당 영상이 헬기의 진행 방향과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이륙 장면을 보면 진행 방향이 보이고, 이륙 2~3분 뒤 사고가 났기 때문에 사고 지점 반경도 유추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과 윤상직 의원도 KBS에 대한 방통위의 조치를 요구했다. 박성중 의원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양승동 사장, 이재강 전 보도국장, 담당 기자 등은 파면 등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고, 윤상직 의원은 "KBS가 공영방송이자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하면 상임위 차원에서도 그에 해당하는 정부 지원을 끊으면 된다"고 압박했다.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안전'이라는 최우선 원칙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KBS에 과연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역할을 주고 관련 국가예산을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도 "납득할 만한 KBS의 조치가 없다면 재난방송 관련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용현 의원은 "이번 문제는 (KBS가) 재난주관방송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KBS가 단독 보도에만 열을 올린 방송사로 (국민에) 인식되게 한 것"이라며 "지금처럼 (예산 편성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예산안이 올라오는 건 곤란하다.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 (KBS가) 조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잇단 지적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일부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예산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KBS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해 보고 있다고 한다. 방통위도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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