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지난 4일 임명된 엄경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차별화된 뉴스를 생산하지 못하면 수신료를 회수당할 수 있다"며 출입처 제도를 폐지하고 이슈 중심의 취재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6일까지 KBS 통합뉴스룸 국장 임명동의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신임 보도국장의 혁신안이 얼마나 많은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엄경철 국장이 지난 4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통합뉴스룸 운영계획의 핵심은 뉴스 차별화를 위해 기존 취재 시스템과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엄 국장은 ‘조국 보도’로 폐지 여론이 높아진 출입처 제도에 대해 “패거리 저널리즘이라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왔고, 이 과정에서 과장 경쟁이 발생하면서 언론 신뢰 하락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며 “출입처 중심의 취재와 기사 생산은 불가피하게 시민의 관점과 요구, 필요를 배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출입처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주제‧이슈 중심의 취재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엄 국장은 “시민의 삶 속으로, 시민사회 속으로 카메라 앵글이 향하기 위해 모든 부서에 '주제·이슈' 중심의 취재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통합뉴스룸 취재기능의 50% 이상을 탐사, 기획 취재 중심의 구조로 바꿔 차별화된 뉴스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률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언급하면서 “2019년 (미디어별 뉴스이용률) 결과는 TV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디지털과 모바일 중심의 뉴스 콘텐츠 생산 구조로 변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고 진단했다.
엄 국장은 “뉴스취재의 발제와 제작, 유통 등 모든 과정에서 디지털과 모바일 중심의 프로세스가 정착되도록 개선해나가겠다”며 “현재 디지털 뉴스 콘텐츠는 파견 등 비정규직 중심으로 비용을 들여 제작하고 있지만 앞으론 회사의 정규 리소스가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뉴스로 시청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는 “시청률은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타사에서 쏟아지는 출입처뉴스, 발생뉴스의 압력을 견뎌야, 수신료를 받는 시민에게 다른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깊어지고 있는 전통 미디어의 위기론에 대해선 취재 보도 관행 개선으로 돌파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엄 국장은 “현재의 상황은 시민이 단순한 미디어 수용자가 아니라 이용자로서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고, 개인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신뢰도를 규정하는 지점까지 와 있다”며 “우리가 어떤 자리에 서 있고,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관행들을 개선하고 제도적 대안들을 만들겠다”며 “전문가주의, 업적에 따른 적극적 보상체계, 재난방송의 미래과제 등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이라며 주요 과제를 언급했다.
엄 국장은 보도국 운영계획을 밝힌 뒤 “의견을 두루 듣고, 깊게 고민하게 섬세하게 설계해서 가보겠다”며 “KBS뉴스는 시민의 것이지만, 시민을 대표해서 언론의 자유와 책무를 수행하는 통합뉴스룸 기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