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어뷰징 기사 많은 매체에 광고 수익 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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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내년 4월부터 언론사 전재료 폐지...구독자 수 등으로 광고 수익 배분
'NG 팩터' 알고리즘 도입해 어뷰징 매체에 수익 배분 비율 경감

12일 열린 네이버 '2019 미디어 커넥트 데이'에서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이 새로운 언론사 수익 배분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PD저널
12일 열린 네이버 '2019 미디어 커넥트 데이'에서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이 새로운 언론사 수익 배분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네이버가 콘텐츠 제휴를 맺은 언론사와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어뷰징 기사 비중이 많은 매체 등에는 수익 배분 비율을 줄이기로 했다.  

네이버는 12일 콘텐츠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사와 취재진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오는 4월부터 수익 배분 과정에서 '실급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Not good' 팩터(이하 NG 팩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NG 팩터 적용 대상은 △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만 대응하는 기사 △ 비정상적으로 짧은 작성시간을 보이는 기사 △ SNS에 올라온 유명인의 발언만을 옮긴 가십성 기사 △ 기존 어뷰징 기사와 패턴이 유사한 기사 등이다. 

NG 팩터의 산정 기준은 지난 1월 뉴스 검색 랭킹 알고리즘을 개편하며 소개했던 '저품질 문서' 판단 기준과 유사하다.

당시 네이버는 "어뷰징 기사의 유입은 검색 품질을 하락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기사의 대상이 되는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하는 심각한 문제 행위"라며 "네이버 뉴스 검색 알고리즘에서는 이런 이슈 검색어를 노린 어뷰징 문서의 생산 추이를 감지하고 그것을 검색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은 "이 네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여기서 나온 점수를 알고리즘이 자동 계산해 (언론사가 받을) 광고 수익에서 경감할 예정"이라며 "사전에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절반 정도의 매체엔 거의 영향이 없지만, 10% 정도의 매체는 우리가 봐도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봉석 총괄은 "심각한 곳의 경우 (NG 팩터가 도입되면) 수익의 절반 정도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내년 2분기까지 언론사가 자정 노력을 한다면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그동안 인링크 형식으로 '콘텐츠 제휴'(CP)를 맺어 왔던 언론사들에게 지급해 왔던 전재료를 없애고, 대신 네이버뉴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언론사에 지급하기로 했다.

앞으로 네이버는 모바일 화면 '언론사홈'과 기사 본문 영역에 노출되는 광고 수익, 언론사가 직접 편집해 제공하는 뉴스와 사용자별로 제공되는 'MY뉴스' 영역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전액을 언론사에 지급한다. 또 기사 본문에 중간광고가 허용되며, 각 언론사가 네이버뉴스 광고에 대한 직접 영업권을 갖게 된다.

지난 4월 모바일 메인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고 개개인이 구독한 언론사 뉴스만 두 번째 화면에서 보이게 한 데 이어 구독 기반의 뉴스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유봉석 총괄은 "뉴스 서비스가 구독 기반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언론사의) 수익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도 네이버에서 사용자로 바뀐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네이버가 임의로 전재료 계약을 맺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4월부터 도입되는 중간광고는 기사 본문 하단광고 이상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 네이버가 영업해 매체에 관계없이 (뉴스 화면에) 광고를 게재했던 방식도 개별 언론사가 자신의 광고 영역을 직접 영업하게 됨에 따라 매체 역량에 따라 광고 단가‧소재 등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는 새로운 수익 분배 모델을 도입한 뒤 언론사 수익이 지난 8분기 평균에 비해 줄어드는 경우 향후 3년간 별도로 지원해 실손분을 보전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언론사 광고 수익 배분 공식은 순방문자수‧기사 조회수와 같은 양적 요소와 재방문자수‧유효 소비 기사수와 같은 질적인 요소를 비롯해 누적 구독자수와 순증 구독자수 등을 고려해 설계됐다.

공식을 개발한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1회성으로 사용자와 만나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고 가치를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언론도 일종의 '팬 비즈니스'"라며 "이번에 제시한 배분 기준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측정 가능하고 객관적이며 적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진일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를 통한 뉴스 소비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네이버의 이번 수익 모델 개편이 불러올 파장도 적지 않아 보인다. 수익을 구독자 수와 연계하면서 지난 4월 이후 몇몇 언론사가 구독자수를 끌어 모으기 위해 경품을 내걸었던 등의 부작용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네이버 콘텐츠 제휴사 중심의 서비스가 뉴스의 다양성이 크게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국민 대부분이 쓰는 플랫폼인데 뉴스의 공정성이나 플랫폼의 공정성, 의제설정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은 반영된 것 같지 않다"는 지적에 김성철 교수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이번 모델을 운영하다 보면 데이터가 쌓일 것이고, 보정할 요소가 생길 것"이라고 답했다.

유봉석 총괄도 "(네이버가) 수동으로 편집을 할 때엔 네이버가 답변하는 게 맞지만 이젠 언론사가 답변을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언론사의 책임을 언급한 뒤 "언론사가 편집한 대로 뉴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언급한 여러 사회적 기능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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