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SBS 사장 연임 반대한 언론노조, "대주주 마지막 심판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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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SBS 사장 연임 반대한 언론노조, "대주주 마지막 심판대에 섰다"
SBS 사장 후보 지명 앞두고 13일 태영건설 사옥 앞 기자회견 '노사관계 정상화' '방송·경영 독립성 보장' 인물 추천 요구
윤창현 SBS노조위원장 "임명동의 투표 보이콧 고민했지만...윤석민 회장 노사갈등 수습 나서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11.13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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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SBS 사장 임명동의제 실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PD저널
13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SBS 사장 임명동의제 실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SBS 차기 사장 임명을 앞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이 박정훈 현 SBS 사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BS 대주주 태영그룹과 대주주의 경영개입에 반대하는 SBS 구성원들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5일로 예정된 사장 후보자 지명이 향후 노사관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SBS는 사장 후보자 지명 이후 18일부터 3일간 사장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13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에게 "SBS의 방송과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노사관계를 정상화해 지상파 방송 위기 극복에 나설 혁신적 인물을 사장 후보로 추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다음 주 시행되는 SBS 사장 임명동의제는 윤석민 회장의 대주주 자격을 판단할 마지막 시험대"라며 "윤 회장이 노사관계 파괴와 태영건설의 SBS 재장악에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현 박정훈 경영진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을 또다시 사장 후보로 내세울 경우, 우리는 윤석민 회장이 더 이상 SBS를 노사 간 신뢰와 화합 속에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는 2017년 SBS 방송과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윤 회장이 약속을 파기하고 SBS 인사에 개입하고, 자회사를 통해 수백억 원 대의 수익을 챙기는 등 지상파 방송사인 SBS를 사유화해 왔다고 비판해 왔다.

지난 4월과 5월 언론노조와 SBS본부는 시민단체와 함께 윤석민 회장과 SBS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SBS 대주주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국세청도 지난 12일부터 해당 업체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시작했다.

언론노조는 SBS 내부 갈등을 해소를 위해 대주주의 SBS 사유화 중단과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재벌이 언론사를 사유화하고 이익의 원천으로 삼으면서, 제작과 보도를 망치고 개입해온 역사가 왜 아직도 지속되어야 하는 것인가"라며 "이번에 시행되는 사장 임명동의 투표에서 박정훈 사장을 다시 후보자로 지명한다면 SBS 노동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언론노조 1만 5천 조합원들도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BS본부 역시 '조직 혁신을 위한 10대 과제'를 제안하고 낡은 리더십 타파를 주문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SBS본부장도 내년 창사 30주년을 맞는 SBS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지난 29년간 대주주는 여러 차례 SBS 경영과 방송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물러났다가, 슬그머니 복귀하는 비겁한 행태를 반복해 왔다"며 "대주주가 마음대로 SBS를 경영하다 망치도록 내버려 두면 미디어 격변의 시기에 SBS 노동자들은 신뢰를 넘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BS노조는 대주주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본격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윤창현 본부장은 "사장 임명동의 투표 보이콧도 고민했지만, (임명동의제는) 오랜 시간 투쟁해 온 SBS 노동자들이 쟁취한 소중한 결과물이기에 어떤 불리한 조건 속에서라도 투표는 실시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윤석민 회장은 수습에 나서길 바란다. 마지막까지 기다려 볼 생각이지만, 답이 없다면 결연히 앞으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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