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주주, 노조 반대에도 박정훈 사장 유임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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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주주, 노조 반대에도 박정훈 사장 유임 강행
박정훈 사장 후보자 “풍전등화의 위기 극복, ‘1등 SBS’ 꿈 실현할 것”
18일~20일 임명동의 투표, ‘반대 60%’ 넘으면 지명 철회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9.11.15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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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 SBS 사옥의 모습.
서울 목동 SBS 사옥의 모습.

[PD저널=박수선 기자] SBS 대주주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안팎의 반대에도 박정훈 SBS 사장의 유임을 밀어붙였다. 박정훈 사장은 이번에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하면 3선 연임에 성공하는 것으로, 구성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SBS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구성원의 임명동의 투표를 받는 사장 후보자로 박정훈 현 SBS 사장이 지명됐다고 밝혔다. 

노측은 내년 SBS 창사 30주년을 맞아 도약을 이끌 혁신적 인물이 사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대주주는 박정훈 사장에게 또 한 번 힘을 실어줬다.   

차기 사장 지명을 받은 박정훈 후보자는 15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대주주의 임명 의사를 접한 후, 창사 때부터 평사원으로 시작해 30년 가까이 몸담아 온 SBS를 위해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 고심했다”며 “조직을 위해 남아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임명동의 투표에 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정훈 사장 후보자는 “SBS 사장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은 공정방송과 경쟁력을 지키고, 흑지경영으로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라며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혁신을 선도해 지상파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명동의 투표가 가결될 경우 △디지털 유통 부문 강화, 미래 먹거리 확보 △방송 독립 보장, 본부 책임제 강화 △드라마 스튜디오 출범 논의 지속 △ 제작부문 시즌제 활성화 △뉴미디어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정훈 후보자는 “많은 직원들이 이번 임명동의 투표를 통해 해묵은 노사 간 불협화음이 해소되는 전환점이 마련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노조의 미래위원회 제언을 비롯해 긍정적인 제안은 언제든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노사화합을 위해 열린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다시 CEO 임무가 주어진다면 여러분과 함께 풍전등화의 지상파 위기를 극복하고,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모든 분야에서 ‘1등 SBS’라는 우리의 꿈을 실현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내보였지만 박정훈 후보자의 경영계획은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본부)가 최근 내놓은 혁신보고서 요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앞서 노측은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최고의 콘텐츠를 위한 조직 혁신 과제’로 △주니어 CP 제도 도입 △콘텐츠 스타트업으로 조직 구조 전환 △프로젝트 중심 성과 평가 △지상파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 △ 콘텐츠 투자 확대 △상임감사제 부활 △리더십 쇄신 등을 제시했다.

SBS본부는 조직 혁신 과제를 제안하면서 “더 이상 무늬만 혁신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녹아내리는 지상파 빙하에서 콘텐츠 바다로 뛰어들어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14일 태영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BS 대주주가 혁신적인 인물을 SBS 사장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PD저널
언론노조는 지난 14일 태영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BS 대주주가 혁신적인 인물을 SBS 사장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PD저널

박정훈 사장에 대한 구성원의 재신임 여부는 오는 18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임명동의 투표 결과로 결정된다.

박정훈 사장 후보자는 이번 임명동의 투표에서 '반대 60%'를 넘기지 않으면 3선 연임이 확정된다. 앞서 박정훈 사장의 임명동의가 가결된 2017년 투표에선 88% 구성원이 참여했지만, 구체적인 찬반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임명동의 투표가 제척투표 방식으로 설계된 탓에 부결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SBS본부는 “첫 시행 결과 유권자 20%에 육박하는 기권표가 모두 찬성으로 간주됐다”며 임명투표 제도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SBS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 의혹을 제기해온 언론노조는 지난 14일 태영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이 노사관계 파괴와 태영건설의 SBS 재장악에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현 박정훈 경영진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을 또다시 사장 후보로 내세울 경우, 우리는 윤석민 회장이 더 이상 SBS를 노사 간 신뢰와 화합 속에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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