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 지역방송, 지역사회 깊숙이 파고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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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사회' 지역방송, 지역사회 깊숙이 파고들어야"
한국PD연합회 주최 '지역방송포럼', 지역방송의 현실과 가능성 토론
"철저한 '지역 분석' 중요"...온라인 '콘텐츠' 전용관 개설 등 제안 나와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11.1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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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MBC에서 한국PD연합회의 2019 지역방송포럼이 열렸다. ⓒ PD저널
14일 대전MBC에서 한국PD연합회의 2019 지역방송포럼이 열렸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지역방송 권역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초연결 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지역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이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재영 충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4일 한국PD연합회 주최로 대전MBC에서 열린  2019 지역방송포럼에서 "지방분권 개헌도 사실상 무산됐고, 지역 관련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는 하나 획기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데엔 역부족"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방송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대담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8년 구글과 페이스북이 지역뉴스에 비중을 두는 정책을 발표하고, 네이버가 지역 소식을 전하는 '우리 동네' 판을 신설하는 등 이제는 세계화를 주창하는 시대를 지나 지역성, 또는 지역 밀착 콘텐츠가 새로운 시류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IT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주변의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유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의 삶과 밀접한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현상은 지역방송이 '오픈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는 것이 김재영 교수의 설명이다.

이는 지역민의 삶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지역방송사가 적극적으로 제작하고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지역방송이 지역주민을 내부 자원화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제작을 하거나 (지역 주민들의 제작을) 지원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지역방송의 공공성을 강조한 김희경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학술교수는 지역방송 콘텐츠가 보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선 정책·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지역방송을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의 본방송 시청률이 떨어지고,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네이버TV 등 인터넷 영역에서 지역방송 콘텐츠들을 묶음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희경 교수는 "지역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콘텐츠를 '공익형 콘텐츠'로 이름 붙이고, 지역방송도 고품질 프로그램부터 소위 'B급' 콘텐츠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콘텐츠 소비) 시장 자체를 넓혀야 한다"며 "저작권 수익 분배, 주관 방송사 선정 등을 놓고 각 방송사별로 의견이 분분할 수는 있겠지만 한 번쯤은 시도해봄직 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전략 수립에 앞서 지역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업이 시장을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듯, 지역방송도 해당 권역과 주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준 소장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SO인 주피터텔레콤은 지역별 분석을 통해 채널 정책을 수립하며, 각 지역별로 전담 '지역 프로듀서'를 두고 지역 단체 및 지역민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소장은 "지역에 대한 적극적 분석은 자연스럽게 광고주 개발 등 수익으로도 연결된다"며 '지역 밀착형' 방송을 위해선 무엇보다 해당 지역을 분석하는 일이 선결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일선 PD들을 대변해 참석한 토론자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하면서도 시사점을 찾았다.

김경목 TJB PD는 "'1인 제작시스템'에 가까운 현 상황에서 제작 외의 업무에는 신경을 쓰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진 PD 개인의 시도에 머무르는 게 현실이고, 회사에서도 TF팀을 꾸렸지만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그동안 권역을 넘어서고 (지역이라는) 한계를 깨야 한다는 고민을 하다가, 거꾸로 지역에 소홀해지지 않았는지 반성도 한다"라고 말했다.

부족한 재원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지역방송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의 협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프로그램 제작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PD의 분석이다. 김경목 PD는 "요즘엔 지방자치단체 말고도 다양한 단체가 지원을 하지만, 현장의 요구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전·충남·세종 지역의 1인 크리에이터를 모아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상욱 대전MBC PD는 "최근 대전MBC에 MCN 스튜디오가 생겼는데 지역민들이 직접 이곳에서 촬영하고 편집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면 대전MBC가 지역 뉴미디어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면서도 "다만 지역방송 입장에서 이것이 수익 창출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와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는 앞으로 더 고민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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