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선물한 ‘동백꽃 필 무렵’,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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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선물한 ‘동백꽃 필 무렵’, 더할 나위 없었다
최종회 시청률 23.8%로 유종의 미 거둬
소소한 이야기로 감동 안긴 동백과 옹산 사람들...“울다가 웃었다” 호평 일색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11.25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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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종영한 KBS '동백꽃 필 무렵' 최종회 화면 갈무리.
지난 21일 종영한 KBS '동백꽃 필 무렵' 최종회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21일 종영한 KBS <동백꽃 필 무렵>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적과 시청자 반응을 보면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 붙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1일 최종회인 39·40회 시청률은 19.7%, 2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동백꽃 필 무렵>은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더니, 얼마 가지 않아 시청률 16%를 넘어섰다. 이어 최종회까지 동 시간대 1위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뒷심까지 발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최근 방송사들이 내놓은 드라마를 봐도 이렇게 ‘드라마틱’한 시청률 상승곡선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백꽃 필 무렵>은 방영 내내 연출‧연기‧극본까지 삼박자가 잘 갖춰진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시청자의 호응을 얻어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이 드라마업계에 던진 것은 무엇일까. 

다매체 다채널 시대 속 치열한 콘텐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드라마업계에서는 참신한 소재를 찾는 데 힘을 쓰고 있다. 시청자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보는 시대이고, 콘텐츠 홍수 속에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으려면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인지 그간 드라마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직업군, 상상을 뛰어넘는 얽히고설킨 인물 관계, 혹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판타지, 다채로운 볼거리로 중무장한 장대한 스케일의 드라마들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사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소재와 장르의 차별화를 내세운 드라마로 시청자 곁을 찾았지만,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기 어려웠다. 오히려 흥행 실패로 막대한 제작비 부담만 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방영 전 <동백꽃 필 무렵>이 공개한 로그라인은 새롭지 않았다.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이자 생활밀착형 치정 로맨스’. 로그라인만 보면 평범한 로맨틱코미디로 보인다. 하지만 <동백꽃 필 무렵>은 소소한 일상과 주·조연 캐릭터의 열전, 그리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한 데 엮어냈다. 자칫 늘어질 법한 드라마 전개에 살인범 ‘까불이’를 추적하는 사건을 서브플롯으로 가져와 시청자의 긴장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조미료 없이 캐릭터 열전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았다. 

화려한 볼거리도 드라마에서 흔한 재벌도 없이, 시골 동네 옹산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선악을 무 자르듯 자를 수 없는 인물들의 속사정도 엿볼 수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인물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맛깔스럽게, ‘비틀기’의 묘미를 드러내며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작고 소소한 이야기가 시청자의 마음을 흔든 이유는 명확하다. 임상춘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새로울 게 없는 말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개연성 없이 에피소드가 나열되거나 사건이 급하게 수습되며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가상의 세계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색다르게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벌이지만,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불분명한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라면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플롯은 힘을 잃고, 그 세계에서 나름대로 동기를 갖고 움직이는 인물들이 중구난방으로 흩어지며 몰입을 방해한다.

이에 반해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다양한 관계 속에 서로의 처지는 어떠한지,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신파나 과장 없는 이야기와 섬세한 연출로 보여줬다. ‘펑펑 울다가 웃었다’. 많은 시청자가 남긴 한 줄의 소감은 드라마의 ‘재미’라는 게 꼭 그럴싸한 무언가가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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