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도본부장 임명 부결...박정훈 사장 리더십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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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본부장 임명 부결...박정훈 사장 리더십 '타격'
정승민 후보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보도' 당시 보도국장...구성원 50% 이상 찬성 못 얻어
노조 위원장 "'낡은 리더십'과 보도 재장악에 대한 우려 표출된 것"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11.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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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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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정승민 SBS 보도본부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부결됐다. SBS 안팎의 반대 속에서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한 박정훈 사장에 대한 반감과 정 후보자의 과거 이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BS는 27일 정승민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가 부결됐다고 밝혔다.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투표에는 보도본부 구성원의 87.6%가 참여했다. 동시에 실시된 박기홍 편성실장 후보자와 민인식 시사교양본부장 후보자 임명동의 투표는 각각 79.7%, 91.5%의 투표 참여율을 보인 가운데 모두 가결됐다.

지난 2017년 노사 합의에 따라 사장 및 시사교양·보도·편성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해온 SBS는 사장과 편성실장·시사교양본부장은 구성원의 60% 이상이 반대할 경우, 보도본부장은 50% 이상이 반대할 경우 지명이 철회된다.

정 후보자가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데는 과거 보도국에서의 이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승민 후보자가 보도국장이던 2017년 5월, SBS <8뉴스>는 해양수산부가 차기 대통령(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눈치를 보고 세월호를 고의 인양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가 허위로 밝혀져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SBS는 이후 사내외 인사들로 꾸린 보도진상위원회에서 "취재와 기사 작성, 게이트키핑 과정에 심각한 부실이 있었다"고 지적했으며, 정승민 당시 보도국장을 경질하고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도 해당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인 '경고' 처분했다.

2017년 '세월호 고의 인양 의혹' 보도로 사과방송을 내보낸 SBS '8뉴스' 화면 갈무리.
2017년 '세월호 고의 인양 의혹' 보도로 사과방송을 내보낸 SBS '8뉴스' 화면 갈무리.

뿐만 아니라 정승민 후보자가 정치부장이었던 2014년, SBS는 문창극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담긴 영상을 확보하고도 보도하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당시 정 부장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도를 미뤘다고 설명했으나, SBS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본부)는 "한 나라의 총리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는 중요한 기사가 SBS에서 이유도 모른 채 이틀 동안이나 묻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승민 후보자의 과거 이력 외에도 박정훈 사장에 대한 불신이 투표 결과에 반영됐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투표는 연임에 성공한 '박정훈 체제'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는 의미가 컸다. SBS본부는 지난 21일 "혁신과 신뢰를 담보할 인사 대신 측근들의 논공행상과 윤석민 체제 회귀에 나설 퇴행적 인사를 내세운다면 현재의 위태로운 리더십은 다음 임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통화에서 "보도국 구성원에게는 윤석민 회장이 과거 SBS를 직접 지배하면서 보도 부문을 태영건설의 방패막이로 썼던 상처가 있고, 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왔다"며 "(이번 후보자 지명은) 윤 회장이 낡은 리더십을 고집하고, 보도 부문을 재장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SBS 노사 합의에 따르면 후보자가 임명동의 투표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장은 7일 이내에 새로운 후보자를 지명해 임명동의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다. SBS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새 보도본부장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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