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편집하는 포털 뉴스, 기사 품질 반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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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언론정보학회, '플랫폼 다양화 따른 언론 대응과 발전방향 ' 토론회
"포털 AI 알고리즘 비공개, 뉴스 편집 신뢰성 저해"

언론노조와 언론정보학회 주최로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플랫폼 다양화에 따른 언론의 대응과 발전 방향' 토론회의 모습. ⓒPD저널 
언론노조와 언론정보학회 주최로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플랫폼 다양화에 따른 언론의 대응과 발전 방향' 토론회의 모습. ⓒPD저널 

[PD저널=박예람 기자] 네이버와 다음이 공정성 제고를 위해 도입한 AI 뉴스 편집이 오히려 어뷰징 기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언론정보학회는 ‘플랫폼 다양화에 따른 언론의 대응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두번째 포털 대응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포털의 뉴스 큐레이션 이대로 좋은가: 인공지능 뉴스 편집과 저널리즘의 위기’를 주제로 발제한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그간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편파성과 정파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만큼 포털 기업이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기 위한 방편으로 인공지능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한 것”며 “인공지능 편집이 안착했다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아직 약점과 개선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전문 인력의 기사 배열보다 인공지능이 하는 기사 배열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인공지능 뉴스 편집이 심층성(37.1%)을 제외한 투명성(84.7%)·공정성(75.1%)·정확성(69.9%)·다양성(66.9%) 등 저널리즘 가치를 인간보다 잘 구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포털사들이 뉴스 편집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신뢰 문제와 투명성 제고 요구는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송 교수는 “‘인공지능 결과물의 검증은 인공지능만이 할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결과물 검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공지능이 뉴스를 편집한다고 포털 뉴스의 신뢰가 회복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인공지능의 뉴스 편집이 기사 품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송경재 교수는 “현재 네이버의 뉴스 편집 알고리즘은 심층성 등 보도 품질을 판단하는 능력이 가장 부족하다”며 “스트레이트 기사와 한두 달 취재한 심층 보도의 가치를 똑같이 둘수 없기 때문에 저널리즘 원칙을 살려 가치를 기준으로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주영 연합뉴스 기자는 “알고리즘이 뉴스 가치 판단을 못하기 때문에 같은 키워드로 묶이는 기사들을 무조건 위로 끌어 올린다”며 “한 언론사가 공들여 취재한 내용을 무분별하게 받아 적은 어뷰징 기사들이 위로 올라가고 정작 노력을 들인 최초 보도는 뉴스 메인에서 사라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경재 교수는 AI 뉴스 편집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저널리즘에 입각한 기준으로 뉴스 편집이 이뤄지는지를 평가하는 ‘포털뉴스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미나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토론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50% 정도가 뉴스 접근 경로로 포털을 선호한다고 알려진 만큼 포털에게 편집 방침 설명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며 “포털이 AI를 통한 편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 시스템 개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전문 뉴스 편집인보다 신뢰를 받는 현실에서 언론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주영 기자는 “AI 뉴스편집의 신뢰도가 전문가 뉴스 편집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은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며 “저널리즘 구현에 대한 언론의 반성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석현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지금 언론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보면 성인 광고가 빽빽이 나오는 등 문제가 많은데 자정 노력 없이 포털만 문제 삼아선 안 된다”며 “포털의 AI 뉴스 편집이 우려스럽다고만 할 게 아니라 언론사들이 포털 플랫폼을 벗어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뉴스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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