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 ‘보이스퀸’ 성공의 일등공신   
상태바
 ‘미스트롯’ ‘보이스퀸’ 성공의 일등공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조작 파동’ 으로 주춤...트로트‧주부 특화한 음악 예능 흥행 
‘사연팔이’ 비난 받던 출연자 이야기 주목도 높아져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12.03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5일 방송 예정인 MBN '보이스퀸' 예고편 화면 갈무리.
오는 5일 방송 예정인 MBN '보이스퀸' 예고편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오디션 왕국’으로 군림하던 케이블 채널 Mnet의 투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오디션 예능에 대한 신뢰는 한꺼번에 무너졌다. 한동안 아이돌 오디션 예능이 시즌마다 제작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 ‘Mnet 조작 파동’으로 대중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고 말았다.

오디션 예능이 주춤하고 있지만, ‘음악 경연’은 방송사가 포기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음악 프로그램의  소구력이 크기 때문이다. 투표 조작 논란 이후에도 방송사들은 음악 장르의 다양화를 통해 중장년층까지 시청층을 넓히는 등 음악 예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에 음악 예능은 크게 아이돌 오디션 예능과 음악 경연으로 분화돼 입지를 넓혀왔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가 아이돌 오디션의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또 다른 축으로 다채로운 음악 경연 예능이 자리를 잡았다. 장수 프로그램 KBS <불후의 명곡>, MBC <복면가왕> 외에도 다양한 변주가 시도됐다. JTBC<히든싱어>는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이 베일에 가려진 채 방청객 투표로 실력을 가르는 콘셉트로 시즌 5까지 방영됐다.

현재 시즌3 참가자를 모집 중인 JTBC<팬텀싱어>는 뮤지컬, 팝페라 등 미디어에서 덜 주목하는 분야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고, <슈퍼밴드>는 음악적 장르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악기 연주를 대폭 끌어들이면서 참신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시즌6까지 나온 Mnet<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는 참가자의 목소리만 듣고 음치인지 실력인지 가려내는 방식으로 예능적 재미를 부여했다.

최근 대중의 관심을 얻는 음악 예능을 보면 ‘스토리 셀링’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스토리셀링의 잠재력을 보여준 대표주자는 TV조선 <내일은 미스 트롯> 출신 가수인 송가인이다. 송가인은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일약 스타가 됐다. 독보적인 노래 실력, 8년간 겪은 무명시절의 설움, 그리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친숙하고, 정감 있는 캐릭터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며 중장년층의 탄탄한 지지를 만들어냈다.

<미스 트롯> 성공 이후 예능에서는 출연자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스토리에 집중하면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매력적인 이야기가 돈과 직결되는 스토리셀링처럼 화려하고 그럴싸한 사연보다 출연자의 진정성 있는 사연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는 것이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MBN <당신이 바로 보이스퀸>의 주인공도 평범한 주부다. 시청자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첫 방송은 MB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회 방송은 7.5%(유료방송가구, 닐슨코리아)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경연에 도전한 주부의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송가인의 친구로 알려진 소리꾼, 여군 출신 CEO뿐 아니라 과거에 활동했던 개그우먼, 가수도 무대에 다시 올랐다.

<보이스퀸>은 이들의 남다른 가창력뿐 아니라 출연자들의 도전과 그 과정에 주목한다. 다양한 삶의 굴곡을 가진 이들의 도전은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내년 초에는 <미스 트롯>의 남성 버전인 <미스터 트롯>과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하는 tvN<음악 동창회-좋은가요>가 대기 중이다. 

음악 프로그램이 음악에서 이야기(사연)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연자의 사연에 집중하는 방식은 ‘사연팔이’, ‘감성팔이’로 치부되기도 한다. 젊은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음악 예능의 시청층에 변화를 주면서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주목도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미스 트롯>은 대중가요계 ‘비주류’로 취급받던 트로트로 그간 시청자로서 소외됐던 중장년층을 소환했다. 또 <보이스퀸>은 ‘주부’라는 타이틀 뒤에 접어놨던 꿈을 펼쳐보이는 출연자들의 도전에 주목하며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음악 예능에서 듣고 싶은 노래만 있는 게 아니라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주목하는 만큼 제작진은 날 것 그대로의 사연을 ‘감성팔이’와 ‘공감 가는 이야기’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