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소미아 종료 유예 보도, 아베 ‘사쿠라 스캔들’ 4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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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천 일본 도쿄도시대 교수, 일본 언론 한일 관계 ’과잉보도’ 지적 
“일본 국내문제 관심 약화하는 결과 초래”... 정보 프로그램 '혐한 발언' '편향성' 지나쳐  

일본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일본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한국언론진흥재단

[PD저널=박수선 기자] 이홍천 일본 도쿄도시대 준교수는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발표한 다음날 일본 언론의 관련 보도 시간이 아베 총리 ‘사쿠라 스캔들’보다 4배 이상 많았다며 “일본 언론이 한국을 다루는 열성을 국내 문제로 돌렸다면 아베 수상은 역대 최장 집권이라는 기록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본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4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한일갈등 해법을 위한 언론의 역할’ 포럼에서 나빠진 한일관계를 전한 양국 언론의 보도에서 ‘과잉보도’,‘정파적 보도’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 언론 보도를 분석한 이홍천 교수는 “지소미아 종료 유예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오전 지소미아 관련 방송 시간이 1시간 19분으로 가장 많았는데, 아베 수상의 ‘사쿠라 스캔들’ 관련 보도 시간(27분 52초)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것”이라며 “내용은 ‘미국 압력에 굴복한 결과’, ‘일본 완승’을 강조하는 보도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일본 신문 클리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ELNET 검색한 결과에선 일본이 수출규제 방침을 밝힌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한국 관련 뉴스는 총 1만3208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일본 언론이 하루 평균 147건의 한국 관련 뉴스를 쏟아낸 셈이다.

이 교수는 “같은 기간 ‘소비세 증세’는 9480건, ‘대미 무역 교섭’은 1532건, ‘모리토모‧가케학원 의혹’은 1532건에 불과했다”며 “한국에 대한 과다한 관심과 과잉 보도는 일본 국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과잉 보도는 일본 정보 프로그램인 와이드쇼에서 유독 심했다.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 종료를 선언한 8월 넷째주 방송 뉴스는 여기에 18시간 37분, 와이드쇼는 20시간 50분을 할애했다. 일본의 와이드쇼 프로그램은 9~10월 스캔들로 물러난 일본 카와이 법무장관 소식(181건)보다 조국 법무부장관 의혹을 4배 이상 내보냈다고 이 교수는 언급하면서 “카와이 장관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한국의 법무장관 이름은 기억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와이드쇼에 출연하는 패널들의 혐한 발언도 문제다. 이 교수는 “출연자들이 생방송에서 혐한 발언을 하거나, 시청자에게 혐한을 조장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며 “전문가로 초대되는 게스트도 편향되어 있어 한국에 우호적인 게스트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텔레비전 아사히 계열의 <와이드 스크램블>에 나온 출연자는 단한(斷韓)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한국과의 국교 단절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전한 뒤 ”한국 관련 뉴스에서 조선‧중앙‧동아일보 일본어판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의 편향성도 두드러진다“고 했다. 
  
그는 ‘과잉보도’와 함께 ‘한국의 대응이 국내 정치용'이라거나 ’한일관계 책임은 한국에 있다‘는 아전인수격 해석과 ‘감정적인 한국, 이성적인 일본 갈등 프레임’을 보도의 문제점으로 들었다. 
 
 이 교수는 “일본 언론이 한국을 다루는 열성을 국내 문제로 돌렸다면 아베 수상은 역대 최장기 집권이라는 기록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갈등을 부추기는 옐로우저널리즘은 미디어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에게도 정서적인 상처를 안겨준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한겨레>‧KBS 보도로 한국 언론 문제점을 살핀 박영흠 협성대 교수는 “한국 언론의 보도는 발생 사건을 중심으로 단순 중계하는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에서 합리적 공론장 형성에 기여하기에는 부족했다”며 “한일관계 보도가 갖는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민족주의보다 오히려 한일 갈등을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이용하는 정파적 보도 양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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