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경기방송, ‘간부 막말’·‘직원 해고’ 논란 이어 '재허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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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경기방송‧OBS‧TBC 점수 미달 등으로 재허가 의결 보류
KBS‧MBC‧SBS 등 33개 방송사업자 재허가 의결...'지상파 3사 UHD 투자계획 수립' '지역방송 이사 연임 제한' 등 조건 부과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PD저널=박수선 기자] 경기방송과 OBS경인TV, TBC가 점수 미달 등으로 재허가 의결이 보류됐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KBS 등 33개 방송사업자에 대해 재허가를 의결하고, 재허가 기준 점수 650점을 넘지 못한 경기방송과 중점 심사사항에서 배점 50% 미만 점수를 받은 OBS, 재허가 심사 기간 중 최대주주가 변경된 TBC는 재허가 의결을 보류했다. 

재허가가 보류된 경기방송과 OBS는 이행 계획 확인,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재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재허가 점수에 미달한 경기방송은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심사사항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간부 친일 막말’ 논란 수습과 ‘내부 고발’ 직원 해고 과정에서 드러난 이사회 운영 등의 문제도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석진 부위원장은 “(경기방송은) 경영상의 편법과 주주 지분이 불투명한 걸로 보고 있고, 임원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전횡을 하고 있다는 의심도 든다”며 “방송을 잘하고 있는 방송사가 임원의 불찰이나 구조의 부실로 방송 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재허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표철수 위원도 “(경기방송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간부에게 출석을 요구했더니 해외출장이라고 거부하고, 사내 문제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못 나온다고 했다”며 “지분을 가진 쪽에서 여러 전횡을 하고 있는데, 보완 자료를 확실하게 받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경기방송에 대해 “이사회 운영 등과 관련해 투명성‧독립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소유 경영분리 원칙 실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인한 뒤 재허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BS는 2013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재허가 보류를 받았다. 방통위는 OBS의 재정 안정성이 취약한 데다 콘텐츠 투자 계획도 지키지 않아 경영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OBS는 올해 프로그램 제작에 22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해놓고 실제 150억원만 투입해 연말까지 미이행 투자금을 집행하라는 시정명령까지 받은 상태다.  

대구경북지역 민영방송사인 TBC은 방통위 승인을 받지 않고 최대주주를 변경한 게 문제가 됐다. 

TBC는 지배구조개편에 따라 최대주주를 나노켐에서 귀뚜라미홀딩스로 바꾸면서 방통위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관련 사항 등을 검토한 뒤 TBC 재허가 여부를 의결하기로 했다. 
  
재허가를 받은 방송사에도 UHD 활성화, 투명성 강화 등을 이유로 여러 조건과 권고사항이 부과됐다. 

방통위는 지상파 3사에는 UHD 스튜디오 전환 계획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 수립을 재허가 조건으로 달았다. △허가신청서 콘텐츠 투자금액 이상 집행 △UHD 프로그램 20% 이상 편성 △ 재허가 6개월 이내 방송권역 수신환경 실태 조사 △UHD 추진실적‧계획 보고서 제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지역방송사에는 방송의 공정성‧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사‧감사 등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라는 조건이 부과됐다. 지역MBC 13개사는 주주와 특수관계자가 아닌 독립적인 사외이사 위촉과 감사제도 강화 시행이 재허가 조건으로 붙었다. 청주‧G1‧제주‧전주‧울산‧광주 지역민방은 여기에 최대주주(특수관계자 포함) 관련 보도‧프로그램 현황도 제출하라는 조건이 달렸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충실히 준수하도록 이번에 부과된 재허가조건과 권고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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