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 보도국장 인사에 “퇴행적 인사 폭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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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보도국장 SBS 광고판매 자회사 임원 거쳐 기용
노조 “광고 영업에 보도 동원하는 3류방송 공표한 꼴” 비판   

SBS 사옥의 모습. ⓒPD저널
SBS 사옥의 모습. ⓒPD저널

[PD저널=박수선 기자] 박정훈 SBS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뒤 이어진 보도본부 인사에 대해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가 “퇴행적 인사 폭거”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SBS는 박정훈 사장과 주요 실장‧본부장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거쳐 지난 16일 정기인사를 마무리했다. 

SBS본부는 17일 발행한 노보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SBS 경영진에 대주주의 SBS 재장악과 경영농단을 견제할 인사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며 조직개편과 인사는 이런 역행의 의도를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노측은 SBS가 지난 16일자로 단행한 보도본부 인사를 근거로 들었다. SBS본부는 “보도본부 인사에서 과거 비서팀과 노사협력팀 출신들이 대거 중용됐다”며 “대주주가 SBS 경영을 직접 주무르던 과거에 횡행하던 인사 관행은 2017년 노사합의 이후 독립성과 시청자 신뢰 보장 차원에서 자제돼 왔으나,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과 박정훈 경영진의 역행 속에 관속에 들어갔던 과거의 낡은 관행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선우 신임 보도국장이 SBS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SBS M&C에서 일했던 이력을 노측은 문제 삼았다. 1994년 공채로 입사한 강선우 국장은 경제분야에서 주로 활동하다 SBS M&C으로 옮겨 콘텐츠Biz본부장 등을 지냈다. 

SBS본부는 “SBS보도를 총괄하는 보도국장에 광고판매 자회사의 임원을 기용한 것은 과거 윤세영 회장 시절에도 없던 퇴행적 인사 폭거”라며 “최소한의 방송 공공성 보장 명분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지상파와 종편 통틀어 중앙 언론사 어느 곳에서도 행해진 적이 없는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보도와 광고 영업을 엄격하게 분리해야 하는 언론사에서 최근까지 광고판매 대행사에 몸담았던 인물을 보도국 수장으로 앉히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SBS 보도를 광고 영업에나 동원하는 3류 방송사임을 대내외에 공표한 꼴”이라고 평가한 노조는 이어 “지난해 삼성 에버랜드 땅값 부풀리기를 통한 경영 승계 작업을 심층적으로 보도해 신청자 신뢰는 물론 각종 대외 언론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관련자들은 모조리 보직을 박탈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BS본부는 “대주주와 재벌, 정치권력 등 성역 없는 비판과 견제를 통해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고, 시청자 신뢰를 든든히 해야 할 책무는 내팽개치고 대주주의 사적 이해를 위해 조폭처럼 해결사 노릇에나 충실하고 거대 광고주인 재벌은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주문”이라며 “이런 철학을 가진 방송사가 이 첨예한 미디어 격변과 저널리즘 전쟁의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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