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잠’ ‘야간촬영’ 어른 못지않은 아동‧청소년 연기자 노동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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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 ‘야간촬영’ 어른 못지않은 아동‧청소년 연기자 노동실태
'아동청소년 노동인권 개선 시민단체' 드라마 촬영 경험 아동청소년 조사해보니...응답자 61% "12시간 이상 촬영"
  • 박예람 기자
  • 승인 2020.01.13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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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 현장 모습(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MBC
드라마 촬영 현장 모습(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MBC

[PD저널=박예람 기자] 아동‧청소년 연기자들이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별다른 인권 보호 장치 없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주축이 된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팝업‘ 이 6세 이상 드라마 촬영 경험이 있는 103명에게 노동실태를 물은 결과 아동‧청소년 연기자들이 성인 못지않은 환경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었다.  

2019년 5월 13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에서 대기시간을 포함한 1일 최장 촬영시간이 12시간 이상이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총 63명으로 전체 61.1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촬영시간 ‘12시간 이상~18시간 미만’이 36.89%로 가장 많았고, ‘18시간 이상~24시간 미만’(21.46%), ‘24시간 이상’(2.91%)순으로 조사됐다. 

일주일 최대 촬영 시간(대기시간 포함)을 묻는 질문에는 ‘50시간’ ‘너무 길어서 계산해 본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응답자 68.96%(70명)은 ‘야간 촬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야간 촬영 당시 본인이나 보호자의 동의 여부에 대해선 ‘특별한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4.29%(38명)으로 과반을 넘었다. 여기에는 ‘일방적으로 야간 촬영을 통보’하거나 ‘반대 의사에도 강행했다’는 답변도 포함됐다. ‘드라마 초반 한 번만 동의를 구했다’는 답변이 18.57%, ‘동의를 수시로 구했다’는 답변은 25.71%이었다.

장시간 촬영 등으로 응답자 69.90%(70명)은 ‘촬영 기간 동안 평균 수면 시간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 장소와 휴식 공간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6.67%는 촬영현장에서 욕설 등 인격적 모독을 당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지만, 18.10%는 ‘욕설’을, 2.86%는 ‘외모 지적이나 다이어트 성형 강요’를 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인격적 모독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 ‘관련 기관’에 신고한 적은 한 명도 없었다. 

응답자들은 ‘인권 보호 대책’ 필요성에 대체적으로 공감했는데, ‘전담 감독관 파견’(34.83%),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법적조치’(25.37%), ‘피해 사례 신고센터 설치’(20.90%), ‘인권교육 강화’(16.92%)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 

연구에 참여한 이종임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그동안 아동·청소년 연기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언론을 통해 고발됐지만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 등 체계적인 제도 개선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발적으로 부당함을 알리기 어려웠던 아동·청소년 연기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팝업’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실태조사를 공개하고 아동청소년 인권 보호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 방안 등을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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