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 광주MBC 사장 “고영주 철면피‘ SNS 글 모욕죄 해당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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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 광주MBC 사장 “고영주 철면피‘ SNS 글 모욕죄 해당 안돼”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고소한 송일준 전 PD연합회장 첫 공판기일 열려
"공적 인물·사안에 대한 비판적 표현" 무죄 주장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2.06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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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고영주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송일준 당시 한국PD연합회장을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을 당시의 모습 ⓒPD저널
지난 2017년 고영주 당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송일준 당시 한국PD연합회장을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을 당시의 모습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2017년 고영주 당시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을 '파렴치' 등의 표현으로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송일준 전 한국PD연합회장(현 광주MBC 사장)의 첫 공판이 6일 열렸다. 송일준 사장은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지는 공인의 위치에 있었던 분이 이 정도의 표현으로 고소한다는 것 자체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2017년 7월 고영주 전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시민단체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영주 이사장을 고발했다'는 <PD저널> 기사를 공유하며 방문진 이사장도 MBC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송 사장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MBCPD협회장을 맡았던 송일준 사장은 "고영주, 간첩 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매카시스트,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역시 극우 부패세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양심과 양식을 대표하는 인사가 맡아야 할 공영방송 MBC의 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자리에 앉아 버티기 농성에 들어간 김장겸 체제를 뒤에서 지탱하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해 말 검찰은 '간첩 조작질' '매카시스트' 등의 표현이 명예훼손이라는 고영주 전 이사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파렴치' '철면피' '양두구육' 등의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고, 송일준 사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송일준 사장은 해당 표현이 모욕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송 사장의 법률대리인인 오영신 변호사(법무법인 공존)는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해당 표현들은 역사적 연원이 있는 고사성어로서 공적 논쟁이 벌어지는 언론과 정치의 영역에서 비판의 내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용어이므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지금 바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공적인 논의의 영역에서 비판의 상대방을 향한 촌철살인의 직관적 표현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비판의 상대방이 된 누구도 고소인처럼 모욕당했다고 반발하지도 고소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같은 표현을 형법상 모욕으로 판단한다 하더라도, 공적 인물 및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적 표현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비춰볼 때 유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송 사장의 입장이다.

오영신 변호사는 고영주 전 이사장을 가리켜 "시대착오적 기준으로 방송자유를 침해하고, 국민들로부터 불공정 보도로 지탄을 받던 MBC 경영진을 적극 비호하는 등 MBC의 공영방송 기능을 훼손하는 데 앞장섰다"며 "국정감사장에서 '사법부 좌경화' 발언, '문재인 대표 공산주의자' 발언 등 자극적 발언들을 쏟아내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이념적 분열을 조장하였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인(고영주 전 이사장)은 '공인'으로서 스스로 비판을 자초하였으므로 다소 불쾌하더라도 고소인을 비판하는 촌철살인의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야 할 것"이라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송일준 사장은 "(글을 작성할 당시) MBC PD협회장으로서 PD들을 대표해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 수장이 사회적으로 여러 물의를 일으키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어 압축적 표현을 동원해 글을 게재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과거 <PD수첩> '광우병' 편 방송 당시 제작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당시를 언급하며 "특정 진영에 있는 분들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고, 심지어는 내가 사는 아파트까지 와 주민들에게 '좌파 PD'라고 선전하는 일도 있었지만 스스로 공인의 위치에 있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에 대한 고소를 생각하지 않았다"며 "입장이 다를지언정 나 역시 표현의 자유에 기반해 일해 온 입장에서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자료·법리 검토를 거쳐 송 사장의 유죄 여부를 판단한다. 이날 송 사장은 고영주 전 이사장과 당시의 MBC 상황을 증언할 수 있는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 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송 사장 측은 2012년 MBC본부 파업에 참가한 이들을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 내거나 보직자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MBC 경영진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문과 2017년 MBC본부의 파업특보도 증거자료로 함께 제출했다.

재판부는 고영주 전 이사장에 대한 증인 신청을 받아들인다고 밝히고, 다음달 24일을 심문기일로 예고했다. 전 MBC본부 관계자에 대해선 "일단 고영주 전 이사장의 증언을 들어본 후,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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