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무주택자 인터뷰' 논란에 MBC "경위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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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무주택자 인터뷰' 논란에 MBC "경위 파악 중"
11일 집값 문제 다루면서 인터뷰한 20대 '무주택자', 방송 이후 아파트 매수 주장 나오면서 의혹 증폭
제작진 "매수까지 고민 듣기 위해 인터뷰한 것" 해명했지만 '입맛에 맞춘 편집' 비판 피하기 어려워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2.12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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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방송된 'PD수첩 2020 집값에 대하여 :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1일 방송된 'PD수첩 2020 집값에 대하여 :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 방송 화면 갈무리.

[PD저널=이미나 기자] MBC <PD수첩>이 지난 11일 방송에서 인터뷰한 무주택자가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를 매수한 유주택자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진은 "아파트 매수를 결심하기까지 고민의 과정을 듣기 위해 인터뷰한 것"이라는 입장이나, 방송에선 무주택자의 현실을 드러내는 인물로 비쳐 설득력이 떨어진다.

11일 방송된 <PD수첩> '2020 집값에 대하여: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 편은 정부의 서울 아파트값 규제로 인해 경기도 남부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 현상을 통해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짚었다.

전세 세입자들이 집값 상승에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방송은 서울 용산구 소재의 한 주상복합에서 전세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20대 여성 A씨와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인터뷰에서 A씨는 "(집을 샀어야 했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며 "박탈감이 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A씨가 실제론 서울 지역의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글이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유주택자'인 A씨가 '무주택자'의 박탈감을 토로하는 인터뷰이로 나서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A씨의 연기과 입학 이력부터 과거 한 방송에서의 인터뷰 장면까지 들추며 '가짜 사례자'를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을 만든 제작진은 '가짜 사례자'를 섭외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재영 PD는 통화에서 "A씨가 과거 부동산 관련 카페에 남긴 글들을 보고 (제작진이) 연락해 인터뷰를 하게 된 것으로, 연기자 섭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파트 매수를 고민하는 과정을 담으려 했던 것이 인터뷰의 취지"라고 말했다. A씨가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한 사실은 인터뷰 당일 알게 됐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하지만 제작진이 무주택자의 어려움을 부각하기 위해 A씨의 아파트 매수 계약 사실을 감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은 남는다.  

A씨 인터뷰 중간 중간에 들어간 "결혼할 당시 (아파트를) 샀더라면 지금보다 1억 원이 쌌을 텐데 뼈아픈 후회다. 더 늦기 전에 아파트를 사야겠다고 다짐한다" "주말엔 짬을 내 남편과 아파트를 보러 다니고 비교분석해 본다. 경제신문이나 책을 보며 투자 감각도 키운다" 등의 내레이션을 통해 방송은 무주택자의 설움을 강조했다.

A씨가 아파트 실거래가를 정리한 그래프를 보여주며 "이건 저희가 산 거"라는 말을 하는 대목이 나오긴 하지만, A씨 인터뷰는 ‘요동치는 아파트값에 속수무책'인 무주택자들 사례로 소개됐다. 

논란이 일자 MBC는 제작진을 상대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식 <PD수첩> CP는 통화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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