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공포 키우는 코로나19 보도..."예방 중심 보도준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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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공포 키우는 코로나19 보도..."예방 중심 보도준칙 필요"
한국기자협회·한국언론진흥재단,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 개최
"감염인 개인정보 보호와 대응책 중심 보도 필요성 명시해야"
  • 박예람 기자
  • 승인 2020.02.1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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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지난 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PD저널=박예람 기자]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도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예방 중심의 감염병 보도를 위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한국기자협회와 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에서 김철훈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은 “언론이 자극적인 보도로 시민의 공포를 조장하지 않는지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가 제정한 ‘재난보도가이드라인’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가 만든 ‘감염병 보도 준칙’은 정확한 정보 전달과 감염인 인권 보호 등을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헤럴드경제> '대림동 르포'는 중국인 혐오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고, 연합뉴스가 격리 중인 우한 교민을 찍은 사진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빚었다. 13일 수원에 사는 40대 중국인이 사망한 사건도 코로나19 검사를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쏟아졌다. 

발제에 나선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감염병과 관련한 가짜뉴스나 병원 정보공개 및 환자 이동 경로 문제 등 새로운 논란이 떠오르는 상황을 반영한 보도준칙이 필요하다”며 “전문가의 발언이라도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추측·과장 보도를 지양하고, 미국 과학기자연구회가 감염인의 구체적인 개인정보 공개 수준은 지역 인구밀도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처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희 교수는 코로나19 보도가 예방·대응책보단 사건 중심의 속보성에 쏠려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방 수칙을 보도할 때 시민들의 예방 행동 실천 의지가 높아지는데 2015년~2019년 동안 1급~3급 감염병 보도에서 증상정보, 의료정보, 대처방안 보도 비율은 전체 보도의 10~30%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기자협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때 해당 감염병의 취약계층과 예방 행동 수칙을 반복적으로 우선 보도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보도의 문제는 언론인의 전문성과 경험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감염병 보도는 특히 과학적 근거와 사생활 보호 등 고려할 지점이 많은데, 저연차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맡다보니 정확한 상황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경희 교수는 “감염병 보도는 기자들도 처음 접한 상황에서 취재를 시작하는 만큼 현장에서 판단할 내용이 많고, 의약적 전문성도 필요하다”며 “과학(의학)전문기자를 현장에 투입하고 데스크도 전문성을 갖추는 한편 감염병 보도 가이드라인을 수습기자부터  데스크까지 반복적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 ⓒPD저널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 ⓒPD저널

토론을 맡은 유명숙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한 코로나19에 대한 시민인식조사를 보면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불안(60.4%)’이었다”며 “언론이 사실에 근거해 팩트체크를 하는 것이 국민 위험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정확한 정보와 출처를 담은 보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훈상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질병에 대한 공포가 차별적 태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근거 없이 차별을 조장하는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외신을 인용할 때도 ‘외신에 의하면‘이라고 막연하게 보도할 게 아니라 어느 매체, 어느 학자의 주장인지 검증하고 출처를 표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기자들은 정확한 정보 전달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는 “매일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는 상황에서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가짜뉴스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출입제한 조치를 두고 총돌하고 있는데, 국제 전문가나 단체도 절대 진리가 아니다. 모르는 부분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의견을) 조율하는 게 정상적이고,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는 “감염병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성이지만 정확하지 않다고 보도를 안 할 수는 없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보도량이 많을수록 시민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결과 손 씻기와 마스크 사용 등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로 이어진 만큼 긍정적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기자협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감염질병 보도준칙 제정 여부를 걸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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