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에서 30주년 맞는 '배캠'..."DJ 안해본 것 찾다 팝의 본고장 떠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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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서 30주년 맞는 '배캠'..."DJ 안해본 것 찾다 팝의 본고장 떠올렸죠"
'배철수의 음악캠프', 17일부터 5일간 영국 BBC 스튜디오에서 현지 생방송
김빛나 PD "30년간 자리 지킨 '배캠', 우리 문화 자양분...라디오의 본래 목적 돌아보게 해"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2.17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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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념 포스터 ⓒ MBC
MBC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념 포스터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배철수의 음악캠프>, 시작합니다!"

왠지 모르게 '핫, 둘, 셋'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경쾌한 시그널에 이은 '디스크자키' 배철수의 친근한 목소리. 오늘(17일)부터 5일간, 이 목소리가 조금은 특별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지난 30년간 MBC 라디오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지켜 온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21일까지 영국 런던 BBC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앳 더 BBC'(Live at the BBC) 특집으로 생방송되기 때문이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연출을 맡고 있는 김빛나 PD는 출국을 앞두고 지난 14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배철수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은 하시는데, 왠지 들뜬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존경하는 가수들이 공연한 장소에 가게 됐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고 귀띔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방송되는 BBC '마이다 베일' 스튜디오는 비틀즈부터 데이비드 보위, 라디오헤드, 오아시스, 아델, 콜드플레이 등 영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거쳐간 무대다. 이 스튜디오를 BBC가 타 방송사에, 5일간 전용으로 내어주는 것은 MBC가 아시아 최초다. 이를 기념해 '라디오는 듣는 것'이라는 DJ 배철수의 신념에 따라 '보이는 라디오'가 없었던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이번 주만큼은 예외적으로 유튜브 생방송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특집은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라디오 DJ로) 안 해본 일이 없는 배철수 씨가 해보지 않은 일"을 찾던 제작진이 팝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영국에서의 생방송을 떠올린 게 발단이 됐다. BBC에서의 방송은 지난 2012년,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의 생방송을 추진하다 무산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지난해 7월부터 BBC를 향한 구애가 시작됐다. 김빛나 PD는 "MBC 내 국제협력 담당 부서를 통해 BBC와 연관될 수 있는 분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연락처를 수소문했다"며 "어렵게 BBC 측 담당자와 연락이 닿은 뒤에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알릴 수 있는 자료를 보냈다. 추석쯤에야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술적 난관도 만만치 않았다. 앞서 2013년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서 이원 생방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지만, 현지의 장비와 송출망을 온전히 이용한 방송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고민이 필요했다.

김빛나 PD는 "우리 장비를 다 들고 가서 일종의 특설 스튜디오를 만들었던 2013년과 달리 이번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송출 망까지 모두 BBC의 장비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기술 리허설을 했는데, 현지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테스트를 거칠 생각"이라고 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30주년 특별방송에 초대된 게스트의 면모도 화려하다.

'2002' 등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를 모은 가수 앤 마리(17일)를 시작으로 밴드 스타세일러의 보컬 제임스 월시(18일), '2019 브릿 어워드' 신인상 수상자 톰 워커(20일)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찾는다.

국내 게스트로는 가수 윤도현이 18일, '<배철수의 음악캠프> 홍보대사' 배우 유해진이 21일 현장을 찾는다. 윤도현은 현재 MBC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념으로 촬영 중인 다큐멘터리 <더 디제이>(the DJ)>의 프리젠터이기도 하다.

김빛나 PD는 "초대된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을 비롯해 미리 청취자들로부터 받은 선곡 등을 통해 방송을 구성할 예정이다. 배우 유해진 씨는 어렵게 일정을 조정해 ‘애청자 대표’ 격으로 마지막 날 함께해 주시기로 했다"며 "아무래도 전설적인 가수들이 사용했던 스튜디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보니, 그런 느낌이 물씬 담긴 선곡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MBC는 이 밖에도 올 한 해 동안 TV 다큐멘터리 <더 디제이>, 청취자 공개방송 등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을 기념할 예정이다. 김빛나 PD는 "30년간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한자리를 지키며 알게 모르게 우리 문화의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라디오 PD로서도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라디오가 지향해야 할 본래의 목적을 돌아보고 되새기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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