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2', 글로벌 ‘조선 좀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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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 글로벌 ‘조선 좀비’의 귀환 
‘갓’에 이어 ‘궁궐’ 돋보이는 액션...코로나19 시국 겹쳐보이는 대사 눈길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0.03.16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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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 포스터.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 포스터.

[PD저널=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보통 본편보다 속편은 못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1편이 큰 성공을 거두고 나면 커진 기대감 때문에 2편이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1편이 굉장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 않았지만 충분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2편이 만들어지는 경우다. 영화 <록키>,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람보> 같은 작품들이 그 사례들이다. 이 경우 작품성은 1편이 높지만 대중적 성공은 2편에서 이뤄진다. 1편은 제시하는 독특한 세계관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드는 반면, 2편은 이미 구축된 세계관 위에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밀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2>는 바로 여기에 딱 맞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시즌1이 조선시대 좀비라는 다소 낯선 세계를 설명하고, 그것이 은유하는 바를 담아내기 위해 다소 느린 전개를 보여줬다면, 시즌2는 시작과 함께 떼로 달려드는 좀비들과 쫓고 쫓기며 사투를 벌이는 속도감을 보여준다. 좀비의 출몰이 낮밤으로 갈라지는 게 아니라, 온도에 따라 변한다는 게 드러나면서 낮에도 뛰기 시작한 좀비들은 더 많아졌고 더 섬뜩해졌다. 하지만 좀비 떼들보다 더 살벌해진 건 이들조차 권력을 잡기 위해 이용하려는 인간의 욕망이다. 

<킹덤2>는 전편에서 그렸던 것처럼 핏줄에 집착하는 권력자들의 추악한 욕망이 피에 굶주린 좀비 떼들보다 더 무섭다는 걸 통해 ‘역병의 진짜 공포’가 무엇인가를 그려낸다. 그래서 좀비 장르를 좀 봤다싶은 마니아들이라면 어딘지 이 살벌한 조선 좀비에게 어떤 연민 같은 게 느껴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서구의 좀비들이 ‘박멸의 대상’으로 치부된다면, 조선 좀비는 학정과 착취로 인해 ‘배고픈 민초’의 또 다른 얼굴로 그려진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며 ‘갓’이 화제가 될 정도로 <킹덤>은 존재감을 충분히 알렸다고 볼 수 있다. 그 자신감 때문일까. <킹덤2>는 외국인들이 보면 감탄할만한 색다른 좀비의 풍경들을 그려낸다.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은 수레에 양식을 싣고 쫓아오는 좀비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굶어 죽기 일보직전인 백성들에게 식량을 전해주는 장면 같은 걸 가능하게 하고, 칼과 활 그리고 총과 포까지 동원되어 벌어지는 좀비와의 백병전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킹덤2>의 백미는 궁궐에서 벌어지는 좀비 떼들과의 일대 격전 신이다. 물론 궁궐에서 벌어지는 좀비 떼들과의 격전은 영화 <창궐>에서도 등장했지만,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궁궐 지붕 위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나 정자 연못 위에서 펼쳐지는 사투는 그 어떤 좀비 장르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만일 <킹덤>이 향후에도 계속 시즌을 이어나간다면 우리 사극 장르와 그 세계관이 좀 더 글로벌하게 저변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들이다.

시즌1이 조선 ‘갓’의 멋스러움을 드러내줬다면, 시즌2는 궁궐이 가진 아름다움을 좀비 장르의 밑그림으로 채워 넣음으로써 사극의 맛을 한층 깊게 해줬다. 미국에는 서부극, 일본에는 사무라이극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사극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있다는 걸 글로벌하게 알려주는 데 <킹덤>이 한몫한 것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이겠지만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는 집에서 콘텐츠를 더 많이 감상하게 된 환경 속에서 의외의 호재가 되기도 한다. 동래(부산)에서 창궐한 역병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이 드라마의 이야기는 코로나 시국에 더 시선을 끄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작품이 말하는 것처럼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인간의 욕망이라는 지점은 현 코로나19 사태에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좀비 장르를 가져와 조선의 풍경으로 색다르게 해석한 <킹덤>은 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저 죽고 죽이는 좀비 장르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는 철학적 사유까지 가능한 작품. <킹덤> 시즌2는 시즌1의 밑그림 위에 본격적인 세계관의 재미들을 펼쳐 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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