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연합회 "경기방송 폐업, 적반하장·무책임의 극치"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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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무책임과 이기주의가 낳은 결과…새출발 위해 시민·관계기관 힘 보태야"

ⓒ 경기방송
ⓒ 경기방송

[PD저널=은지영 기자] 경기방송의 폐업 결정에 대해 한국PD연합회(이하 PD연합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방송의 주인인 청취자를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무책임의 극치를 드러낸 것"이라고 규탄하면서 "주주총회의 폐업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파’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경기방송은 지난 1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부동산 임대업만 남기고 방송사업을 폐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기방송 측은 경영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며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경영간섭' '언론탄압'으로 받아들였다.   

한국PD연합회는 17일 낸 성명에서 "(폐업 결정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방송의 주인인 청취자를 언제든 버릴 수 있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부동산 사업은 계속 하겠다는 게 단적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PD연합회는 "폐업은 그간 묵묵히 방송을 위해 헌신해 온 경기방송 구성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평범한 노동자의 생존은 아랑곳 않고 자기만 살겠다는 극단적 이기주의"라고 평가했다.

PD연합회는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에 "경기방송의 주인인 경기도민들의 의지가 원활히 반영되도록 방송의 정상화를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경기방송이 제자리를 찾고 구성원들이 아무 걱정 없이 방송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 그날까지 사태를 주시하며 경기방송 구성원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PD연합회의 성명 전문이다.

경기방송 KFM 99.9MHz는 계속돼야 한다

경기방송 주주총회가 기어이 ‘폐업’ 결정을 내렸다는 황당한 소식에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22년간 유지해 온 방송권을 반납하고, 부동산 임대업만 남겨두기로 의결했다니, 이들이 방송의 공공성에 대해 눈꼽만큼이라도 의식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방송의 주인인 청취자를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무책임의 극치를 드러낸 게 아닌가. 하루아침에 방송을 포기하면서도 사옥 입주업체들에게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 사업은 계속하겠다는 게 그 단적인 증거가 아닌가. 

PD연합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경기방송이 원만히 노사 대화를 통해 새롭게 출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방통위는 경영의 투명성과 방송법 준수를 요구했고, 경기방송 노조는 재허가 연장을 위해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 ‘함께 살자’는 선의의 목소리들이었다. 그러나 경기방송 경영진은 이러한 목소리들을 “언론탄압”, “경영간섭”으로 폄하하며 스스로 파국을 선택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은 방송사 안팎의 다양한 여론에 눈감은 채 독선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뜻이자, 다원화된 사회에서 방송사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할 능력이 없음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

무능한 경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때문에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 미달의 점수를 받은 당사자들이 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신독재”, “방송장악”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폐업은 그 동안 묵묵히 방송을 위해 헌신해 온 경기방송 구성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조치 아닌가. 평범한 노동자의 생존은 아랑곳 않고 자기만 살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아닌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듯 망연자실해 있을 경기방송 PD들을 비롯, 모든 구성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노조, 비노조를 떠나 소중한 일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겠는가. 그러나 경인방송이 소수 경영진의 소유물이 아니듯, 이 사태의 해결 또한 경인방송 구성원만의 일이 아니다. 경기방송을 아끼는 모든 시민들과 관계기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경기방송의 새로운 출발에 힘을 보탤 것이다.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는 경기방송의 주인인 경기도민들의 의지가 원활히 반영되도록 방송의 정상화를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 방통위는 경기방송 이사진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다시는 이러한 소모적인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송의 공적 책임을 확실히 이해하는 분으로 새 사업자를 선정하여 원활한 승계를 보장해 주기 바란다. 

경기방송 주주총회의 폐업 결정에도 불구하고 ‘정파’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경기방송 구성원들의 고용은 일체의 중단 없이 이어져야 한다. 경기방송 구성원들은 “이번 사태를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하며, “국민이 넘겨주신 귀중한 전파 KFM 99.9MHz는 계속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PD연합회는 경기방송이 제자리를 찾고 구성원들이 아무 걱정 없이 방송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 그날까지 사태를 주시하며 경기방송 구성원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20년 3월 17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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