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상연 기자] 지난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메인 뉴스에 등장한 정보원 4명 중 3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정보원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여성 정보원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출연 비중이 컸고,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제작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행한 ‘2019년 미디어다양성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지상파와 종편 메인뉴스에서 성별 식별이 가능한 정보원 7545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5646명(74.8%), 여성은 1899명(25.2%)으로 파악됐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남성(49.9%)과 여성(50.1%)의 비율이 대등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보다 남성 정보원의 출연이 훨씬 많은 것이다.
‘2018년 미디어 다양성 조사’에서 남성 정보원 비율은 74.4%로 나타났는데, 지난해에도 정보원 성비 불균형은 나아지지 않았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도 성비 불균형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2019년 8월 26일부터 1주간 지상파와 종편에서 방영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6개의 등장인물을 분석한 결과 취재원 71.4%가 남성이었다.
뉴스 아이템에 따라 성 역할 고정관념을 부각하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양육’ 관련 뉴스에선 85명의 정보원이 나왔는데, 여성이 81%를 차지했다. 정치 경제 뉴스와 달리 '양육' 관련 뉴스에서만 여성 정보원의 비중이 높은 것은 여전히 여성에게 양육의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보도다.
뉴스 정보원의 연령대 분석에선 50-69세의 중장년 비율이 56%로 과다 재현된 것으로 조사됐다. 50~69세 인구는 2019년 9월 현재 주민등록 통계를 보면 28.7%정도다. 50~60대 정보원은 지상파(53.9%)보다는 종편(57.6%)에서 더 빈번하게 등장했다.
성별과 연령대로 뉴스 정보원을 교차분석한 결과 30대부터 70세 이상 연령대는 남성이, 10대~20대에서는 여성이 실제보다 뉴스 노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에 나오는 정보원의 직업도 관리자와 전문가 직군에 쏠려있었다. 관리자는 현실에서 0.9%에 불과하지만 뉴스 정보원 비율은 35.1%에 달했다. 전문가도 현실(12.6%)에 비해 뉴스 정보원(27.9%)이 비중이 더 높았다. 반대로 농림어업종사자, 실업자 등의 직업군은 뉴스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구진이 실시한 시청자의 인식조사에서 '뉴스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조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5점 척도 평가에서 ' 장애인'(3.53점)이 뉴스에서 가장 과소 재현되고 있다고 답했고, '농어민'(3.43점), '실업자'(3.32점), '생산직'(3.23점)도 점수가 높았다. '여성'(2.70점)의 경우 과소 재현이 아니라고 본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연구에 참여한 정은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실 연구원은 "방송으로 재현된 사회는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유사환경으로 학습되기 때문에 미디어가 특정 인구집단을 현실보다 적거나 현실과 다르게 재현하는 것은 차별과 편견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목소리를 내어왔다"며 "사회적 논의에 필요한 정량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연구는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