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현업단체장들 추천 철회에 정필모 후보 "비판 안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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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연합회장에 이어 김동훈 기자협회장 "열린 마음으로 비판 수용" 추천 철회 의사 밝혀
정필모 후보 "비판 모두 이해...'언론개혁' 소임 다 하겠다"

지난달 24일 정필모 전 부사장의 비례대표 출마 소식을 전한 KBS 뉴스 화면 ⓒ KBS
지난달 24일 정필모 전 부사장의 비례대표 출마 소식을 전한 KBS 뉴스 화면 ⓒ KBS

[PD저널=이미나 기자]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에 이어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도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 결정을 철회했다. 언론 현업단체장들의 추천 철회에 정필모 후보는 "비판을 안고 가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동훈 회장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몹시 무거운 마음으로 정필모 후보에 대한 후보 추천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동훈 회장은 고찬수 회장과 함께 정필모 전 부사장을 더불어시민당의 '언론개혁' 분야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정 전 부사장이 KBS에서 퇴임한 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아 정계에 진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개정된 선거법을 악용해 세워진 '위성정당'에 언론 현업단체가 후보를 추천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질타가 이어지자 KBS 소속인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은 지난달 27일 '추천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나, 김동훈 회장은 "비판을 달게 수용하겠다"면서도 "추천을 철회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명분보다 실리를 택하겠다'던 김 회장이 결국 추천을 철회한 데엔 계속된 비판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KBS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누가 더 뻔뻔한가를 경쟁하는 위성정당 선거판에 한국기자협회가 그럴싸한 '실리'를 내세우며 추천인으로 등장했으니 앞으로 기자들은 무슨 면목으로 권력 감시를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입장문에서 김동훈 회장은 "정필모 후보가 언론개혁을 위해 헌신할 적임자로 손색이 없다는 개인적인 생각에는 결코 변함이 없다"면서도 "기자협회 안팎에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었다. 판단이 쉽지 않았지만 열린 마음으로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당초 최종 후보 추천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했다는 이유로 KBS 지회를 비롯한 기자협회 내부 의견 수렴에 소홀했던 점도 깊이 반성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기자협회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집행부를 비롯한 회원 여러분들의 의견 수렴에도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한편 정필모 전 부사장은 사전에 김동훈 회장의 추천 철회 소식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부사장은 통화에서 "후배들의 비판은 이해한다. 제가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다고 느낀다"며 "(국회에 진출한다면) 언론개혁의 소임을 완벽하지는 못해도 기초만이라도 닦아 놓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부사장은 또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부사장직을 맡았으나, 제도나 법의 한계 때문에 여러 난관이 있었다"며 "고심 끝에 이걸 (비례대표 추천을) 받아들인 건 한계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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