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막말 혐오 발언', 언론 확대·재생산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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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막말 혐오 발언', 언론 확대·재생산 말아야"
차명진 발언 '진위 논란' '막말 중계'하는 언론
민언련 "노골적 발언 그대로 옮긴 선정적 보도 안돼"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4.09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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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송된 OBS 경기 부천병 총선 후보자 TV토론회에 나온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 ⓒOBS
8일 방송된 OBS 경기 부천병 총선 후보자 TV토론회에 나온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 ⓒOBS

[PD저널=김윤정 기자]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경기 부천병)가 세월호 유가족 막말 논란으로 제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이 차 후보의 혐오 발언을 여과 없이 전달하면서 유가족들의 상처를 가중시키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혐오표현’으로 규정하고 언론에 "'막말 혐오 발언'을 무책임하게 확대·재생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차명진 후보는 지난 6일 부천시 선관위가 주관한 OBS 국회의원 후보자 토론회에서 참석해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알고 있다”면서 TV로 중계되는 토론회에서 성적 은어를 사용했다.

문제의 발언이 알려진 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뱉었다”며 사과하고 차명진 후보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윤리위원회에서 제명을 결정하면 차 후보는 후보자의 자격도 잃게 된다. 차명진 후보는 SNS를 통해 “당 지도부가 바른말을 막말로 매도하는 자들의 준동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며 완주 의지를 밝힌 상태다. 

차명진 후보의 발언은 편집 없이 그대로 8일 오후 방송됐다. 어린아이들도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혐오 발언, 성적 은어가 고스란히 전파를 탄 것이다. TV토론회 영상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7조(토론회 등의 중계방송)에 따라 편집이나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명진 후보의 막말 발언이 알려진 뒤, 보도를 통해 차 후보가 인용한 인터넷 매체의 근거 없는 기사 내용이 확산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차명진 발언 뭐길래” 식의 제목으로 발언의 진위 여부에 초점을 맞춘 선정적 보도를 내보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은 9일 논평을 내고 “언론은 이런 정치인들의 의도적인 혐오표현을 그대로 중계할 게 아니라 그 배경과 맥락을 파악하여 비판적으로 전달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미디어 종사자들을 향해 △막말 혐오표현을 무책임하게 여과 없이 중계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접근할 것 △부적절한 취지와 맥락을 설명할 것 △노골적 발언을 그대로 옮겨 선정적으로 소비하지 말 것 △헛소문이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기사가 나가지 않도록 할 것 △막말 혐오 표현을 감싸려는 목적으로 진상규명 프레임을 만들어 소모적 논쟁을 야기하지 말 것 △미디어를 통해 막말 혐오표현이 무차별 확산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보도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귀중한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거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내뱉거나, 방송에서 도저히 사용해서는 안 될 표현을 사용했을 경우에도 국민은 그 내용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한다는 말인가” 비판하며 현행 선거방송토론위원회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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