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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한 그렉 다이크 전 BBC 사장

“양적 균형 통한 정치적 중립 벗어나야”
정부의 ‘국익 주장’에 기자는 항상 의문 가져야
이서라 기자l승인2004.10.13 17: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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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다양한 프로그램 만드는 것은 공영방송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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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이라크 참전 명분을 위해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 문건을 조작, 이 사실을 bbc가 보도하는 과정에서 일었던 오보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그렉 다이크 bbc 전 사장이 내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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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다이크 전 사장은 지난 9일 기자 간담회에서 “양대 정치세력이 있는 영국에서 공영방송이 어떤 원칙에 따라 보도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당들은 방송이 자신을 대변해주길 바라지만 공영방송의 역할은 최대한 공정하고 정직하게 보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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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다이크 전 사장은 방송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한 양적 균형 문제에 대해선 “최대한 양적 균형에서 벗어나려 한다. 각당 의원들이 tv토론을 한다고 할 때 똑같이 시간을 할애해 인터뷰하는 식의 양적 균형을 맞추는 것은 상당히 비생산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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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정부와 갈등을 빚었을 때, bbc가 생각하는 국익과 영국 정부가 생각하는 국익이 어떤 차이가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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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개시 전부터 영국 정부는 bbc가 ‘반전 보도를 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는데, 당시 영국에선 사상유래 없는 200만명이 집결한 반전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반전여론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참전하겠다는 식의 보도를 할 수 없었고 최대한 모든 의견을 반영해 기사화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자 임무라고 생각했다. 영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 정부는 국익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과연 그런지 항상 의문을 제기해 볼 필요가 있고 그 당사자는 바로 기자들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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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의 상업성과 공공성의 조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다고 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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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성과 상업성의 조화를 이루는 게 쉽지는 않다. 시청률을 고려하면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소수자를 위한 프로그램 즉, 공영성을 위한 프로그램과 조화를 이룬다는 게 어려운 일이다. 특히 앞으로 채널이 200∼300개씩 늘어나는 시대가 올 텐데 이런 상황에서 재원을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는 방송사가 과연 다양성을 존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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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는 공영적 소유구조이면서도 광고에 의존하는 상업적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런 모델을 갖는 방송사가 공익성을 모색할 방안에 대해 조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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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를 내다봤을 때 다채널 시대엔 제작비는 늘어나는 반면 시청률은 점점 떨어지는, 방송사들로선 어려운 상황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광고 외에 다른 재원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업방송의 경우 전망은 어두울 것 같다. 다채널 시대가 되다보니 한국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들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의 거대 방송자본들이 엄청난 예산을 투자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전 세계에 싼값으로 판매하는 등 앞으로 전 세계 방송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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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의 경우 매체와 채널이 많아진 만큼 공영이든 민영이든 공영성에 더 충실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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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수자를 위한 방송만을 지향해선 안되지만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든, 시청률이 높든 낮든 상관없이 그 나라의 문화나 사회를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작해야 한다. 요즘 전통적인 공영방송사들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최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이게 바로 공공재원을 쓰는 공영방송사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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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들이 매체를 통해 확보한 이미지를 갖고 의회에 진출하거나 정당 대변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언론인들의 처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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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나 앵커들에게 bbc에 출연하고 싶으면 정치활동은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명백히 얘기한다. 정당 가입 의사를 밝히면 당장 tv 출연에서 제외하는 게 회사 사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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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드 스토리’란 자서전에서 블레어 총리가 bbc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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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이전 당시 영국의 공보수석이 어떤 경우엔 일주일에 2, 3번씩 보도국장에게 ‘bbc의 전쟁보도가 불만스럽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노동당 관련 기사에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거칠진 않았다. 어떤 면에선 문제제기가 타당하다고 본다. 사실 블레어 정권뿐 아니라 이전 정권에서도 bbc는 항상 정치적 압박을 받아왔다.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국은 모든 방송사가 짜고 공정성을 완전히 포기한 채 전쟁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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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선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양적 균형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정치적 중립을 양적 균형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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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최대한 양적 균형에서 벗어나려 한다. 각당 의원들이 tv토론을 한다고 할 때 똑같이 시간을 할애해 인터뷰하는 식의 양적 균형을 맞추는 게 상당히 비생산적이라고 본다. 대신 특정 당에 곤란한 질문을 하고 특정 당에는 쉬운 질문을 하는 태도에서 많이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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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배분 외에 다른 측면에서 균형을 맞추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균형 잡힌 보도를 위해선 bbc가 정당이나 정부로부터 이의제기를 받았을 때 최대한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bbc 나름의 대답을 주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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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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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라 기자  pdnet@pd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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