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80석' 못 맞힌 출구조사...지역구 14곳 예측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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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전 지역 10곳 출구조사 뒤집고 민주당 후보 당선
JTBC는 26개 예측 실패..."의미있는 시도, 계속 보완해나갈 것"

지상파 출구조사가 예측에 실패한 대전 중구 출구조사 결과 화면.
지상파 출구조사가 예측에 실패한 대전 중구 출구조사 결과 화면.

[PD저널=김윤정 기자] 민주당의 압승은 지상파 총선 출구조사의 예측 범위를 벗어난 결과였다. 여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한 지상파 3사는 최대 178석을 전망했지만, 투표 결과 민주당이 확보한 의석은 180석이었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과 개표가 끝날 때까지 반전을 거듭한 초접전 지역 선거 결과가 적중률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출구조사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지만, 총선에서는 예측이 빗나간 경우가 많았다. 선거구가 많아 선거구별 표본집단이 적기 때문이다. 2010년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가 시작된 이후 총선에서 1당 예측에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답변을 응답 거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돼 적중률이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21대 총선 출구조사에서는 의석 수 예측이 근소하게 빗나갔다. 더불어민주·시민당은 최종 180석을 차지하면서 KBS 155~178석, MBC 153~170석, SBS 154~177석이라는 예측 범위를 뛰어넘었다. 

오차 범위 내였던 초박빙 지역에서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결과다. 개표 완료 직전까지 접전을 벌이던 고민정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서울 광진을, 민주당 정일영 후보와 통합당 민경욱 후보가 맞붙은 인천 연수을, 박재호 민주당 후보와 이언주 통합당 후보의 부산 남구을 등, 초접전 17곳 중 16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새벽까지 초접전이 벌어진 지역구 중 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서울 용산의 권영세 후보가 유일했다.

출구조사 결과 초접전 지역 14곳의 결과를 맞히지 못했다. 미래통합당 후보 당선을 예측한 10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박성준 민주당 후보가 지상욱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서울 중구성동구을, 새벽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민경욱 통합당 후보를 이긴 인천 연수구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예상 득포율 차이가 1% 안팎이던 지역이다. 

한국방송협회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 관계자는 “14곳의 당락이 바뀌긴 했지만, 모두 접전 지역이고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며 “사전 투표율이 높아 걱정했지만, 본투표율도 함께 높아지면서 이전 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표본으로 진행됐다. 지난 10년 동안 진행한 7번의 전국 선거 조사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총선보다 나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출구조사가 높은 사전투표율과 투표자의 출구조사 기피 우려 속에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분석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G20 국가 중 출구조사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출구조사는 한 나라의 선거 문화, 정치 문화의 척도로 여겨지는 만큼 쉽게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연령별, 세대별 데이터 유추가 가능하고 여러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출구조사는 공적 측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당일인 15일 오전 서울 사당 제1동 제5투표소 앞에서 출구조사원들이 유권자들에게 출구조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당일인 15일 오전 서울 사당 제1동 제5투표소 앞에서 출구조사원들이 유권자들에게 출구조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에 처음 예측 조사에 도전한 JTBC는 시도 자체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20석 안팎으로 예상 범위를 발표한 지상파 3사와 달리, JTBC는 범위를 30석 이상으로 넓혀 더불어민주당 143~175석, 미래통합당 101~134석을 예측했다. 이 때문에 지상파 3사가 최소 107석을 예상한 미래한국당의 의석수(103석)을 JTBC만 예측에 성공하기도 했다.

JTBC의 지역구 적중률은 90% 정도에 그쳤다. 지역구 전체 253석 중 26곳에서 예측이 빗나갔다.

서울 지역에서는 지상파가 세 곳 예측에 실패한 것과 달리 서울 강남을 한 곳만 적중에 실패해 선전했으나, 지상파 3사가 성남분당을, 평택갑 단 두 곳만 예측에 실패한 경기도에서 용인병 용인정 안성 성남분당을 평택갑 평택을 고양정 등 일곱 곳 예측에 실패해 격차가 커졌다. 지상파가 못 맞힌 서울 중구성동구을, 용산구을, 대구 수성구을 등 일부 지역에서 예측이 적중한 경우도 있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은권 미래통합당 후보를 2808표 차이로 이긴 대전 중구 개표 결과는 지상파와 JTBC 모두 맞히지 못했다. 대전 동구(민주당 장철민 후보 당선), 경기 평택갑(민주당 홍기원 후보 당선), 충남 보령서천(통합당 김태흠 후보 당선) 지역구도 예측과 반대로 나왔다. 

정강현 JTBC 선거방송기획팀장은 “지역구 예측은 워낙 변수가 많아 어려웠다”면서도 “지상파 3사가 투입한 예산에 비해 적은 비용이 투입됐음에도 결과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출구조사를 대체할 순 없겠지만, 나름의 방식을 찾았고 이번 총선을 통해 방법이 틀리진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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