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TV조선·채널A 재승인 의결 연기 왜?
상태바
방통위, TV조선·채널A 재승인 의결 연기 왜?
허욱 위원 불참에 "전원 합의 의결해야" 의결 20일로 연기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4.17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PD저널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 여부 결정이 오는 20일로 연기됐다. 당초 방통위는 1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두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재승인 여부를 의결할 계획이었으나, 허욱 상임위원이 긴급한 개인 사정으로 불참을 알리면서 회의가 미뤄졌다.

방통위에 따르면 허 위원의 불참은 그야말로 회의를 코앞에 두고 결정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회의를 준비하던 허 위원이 회의 10여분 전 긴급한 연락을 받았다"며 "회의 불참을 알리고 서둘러 방통위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날 예정대로 전체회의를 위해 모인 상임위원들은 허 위원의 불참 소식을 접한 뒤 이대로 회의를 진행할지, 회의를 연기할지를 논의했다. 표철수 상임위원이 먼저 "중요한 안건인 만큼 상임위원 전원이 참석해 의결하는 게 맞다"며 연기를 제안했고, 안형환 위원과 김창룡 위원도 이에 동의해 오는 20일 오후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미 취재진까지 모여 있던 상황에서 '한 명의 불참도 없어야 한다'며 회의를 연기한 건 그만큼 상임위원들이 TV조선과 채널A에 대한 재승인 관련 결정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과반 이상이 출석해 정족수를 채운 이상 허 위원이 자리를 비워도 재승인 여부를 의결하는 덴 무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회의를 연기한 것은 두 방송사의 재승인 여부를 둘러싼 관심이 뜨겁고, 특히나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재승인 거부 혹은 시한부 재승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의미다.

그동안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심사에 맞춰 엄정한 심사를 요구해 왔던 언론시민단체들은 방통위의 심사 결과 발표 이후 채널A와 TV조선에 대한 재승인을 취소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제기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여 명의 시민들이 'TV조선‧채널A 재승인 취소를 위한 시민농성단'을 꾸려 방통위 앞에서 농성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독립운동가 및 그 후손 1500여 명이 재승인 취소 의견서에 연명하고 이를 방통위에 제출하기도 했다.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이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PD저널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이 TV조선과 채널A의 재승인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PD저널

이날도 방송독립시민행동은 회의 직전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염원은 '제대로 개혁하라'이다"라며 "방통위가 (TV조선과 채널A에게 재승인을 내준다면) 시민과 독립운동가들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TV조선과 채널A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2017년 재승인 당시 기준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아 놓고도 또 다시 중점 심사사항에서 과락을 받은 TV조선이나, 재승인이 만료되는 21일까지 취재윤리 위반 및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내놓을 수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간 채널A에 방통위가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3년 전에도 (재승인 심사에서) '불합격'을 받았던 TV조선이 이번에도 과락을 받았다는 건 (그동안 TV조선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당시 이상한 조건을 붙여 합격시키는 '꼼수 행정'을 보였던 방통위가 이번에도 조건부로 재승인을 내준다면 ‘적폐기관’으로서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검찰에 채널A 기자를 고발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역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같은 방송사의 비슷한 잘못이 쌓이면 제재 수위에 가중을 둔다. (TV조선이) 3년 전 말도 안 되는 점수를 받았고 이번에도 과락이 나왔는데, 기준 점수만 보고 조건을 얹어 재승인을 하겠다는 논리는 억지스럽다"며 "방통위는 조금이라도 (채널A가 검언유착에) 연루된 것이 드러난다면 즉각 재승인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