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언론인 제작거부, 역사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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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언론실천재단,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5·20 제작거부운동 40년' 세미나 개최
"언론인들도 모르는 80년 언론투쟁...정신 기억해야"

29일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5·20 제작거부운동 40년' 세미나.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와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3개 언론단체장이 참석했고,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 자유언론실천재단
29일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5·20 제작거부운동 40년' 기획 세미나.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와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3개 언론단체장이 참석했고,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 자유언론실천재단

[PD저널=박상연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40년을 맞아 1980년 5월 제작거부에 나섰다 강제 해직된 언론인들의 투쟁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자유언론실천재단이 주관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5·20 제작거부운동 40년’ 1차 기획 세미나에서 1980년에 해직된 언론인과 현업 언론단체 대표들은 언론인들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80년 5월 언론투쟁'의 현재적 의미를 살폈다.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80년 제작거부 언론투쟁, 한국 언론의 오늘을 묻는다’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80년 언론투쟁은 언론인들이 검열제작을 거부한 일대 사건으로, 세계 언론사(史)에서 이렇게 집단적으로 항쟁한 유례가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5월 언론투쟁은 1979년 신군부가 계엄을 선포하고 언론 검열을 본격화하면서 이에 반발한 언론인들이 기사 검열을 반대하고 제작거부에 나서면서 촉발했다. 신군부는 투쟁 기자들을 색출하고, 천 명이 넘는 언론인을 강제 해직했다. 2006년 한국기자협회는 언론투쟁을 시작한 5월 20일을 기리고자 ‘기자의 날’로 정했다.

고승우 대표는 “오늘날 80년 언론투쟁이 광주민주화운동과 별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80년 ‘언론학살’은 내란 과정에서 벌어진 언론에 대한 탄압이며 천여 명의 언론인을 불법 해고한 것으로, 그런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80년 언론투쟁 역사 바로잡기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선배 해직언론인들의 경험을 유산화해 후배 언론인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80년 언론투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과 함께 투쟁의 역사를 어떻게 대중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법 개정 등을 통해 (언론탄압) 피해자에 보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자를 맡은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지금까지 80년 언론투쟁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입법 시도가 두 차례 있었지만 국회에서 계류됐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피해자에 배상·보상하거나 (80년 언론탄압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행동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29일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5·20 제작거부운동 40년' 기획 세미나. ⓒ 자유언론실천재단
29일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5·20 제작거부운동 40년' 기획 세미나. ⓒ 자유언론실천재단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80년 언론투쟁을 현역 언론인들도 잘 모른다”며 “80년 선배님들의 언론투쟁 역사를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도록 5월 20일 기자의 날을 기념해나가야겠다”고 했다.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은 “국내 미디어 산업이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토대는 80년 해직 선배들의 투쟁에 있다”며 “80년 해직 선배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가 언론이 신뢰받을 수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21세기 언론 자유는 선배들의 희생 속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한 뒤 “오늘날 언론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생존 문제에 처해있는데, 신뢰의 위기와 연결된다. 좋은 뉴스와 좋은 저널리즘이 많이 소비될 수 있도록 뉴스 생산자가 책임질 수 있는 언론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서중 대표도 최근 종합편성채널의 재승인 문제를 언급하며 미디어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문이나 방송이라는 기성 매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언론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은 오는 6월 10일 2차 세미나를 열어 언론투쟁의 의미와 언론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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