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태영건설 지주사 전환 제동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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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태영건설 지주사 전환 제동 걸까
8일까지 태영건설의 SBS미디어홀딩스 주식 처분 타당성 심사
언론계 "대주주 일가 지배력 강화...지주사 전환 불허해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5.06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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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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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SBS의 지주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를 TY홀딩스로 변경하는 데 대한 사전승인 심사에 들어갔다. 태영건설의 SBS미디어홀딩스 주식 처분을 불허하는 결정이 나올 경우 태영건설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방통위의 심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방통위는 앞서 태영건설이 인적분할을 통해 새로운 지주사인 TY홀딩스를 설립하고, SBS 등 방송사업부문을 TY홀딩스의 지배 아래 두겠다고 밝힌 데 대해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심사를 거쳐 사전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달 8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방통위는 심사위원회 구성‧운영방식 및 심사항목 등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방통위가 방송사가 아닌 방송사의 지주사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사전승인 여부를 심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2004년 재허가 파동을 겪고 '소유‧경영 분리' 원칙을 천명한 윤세영 전 태영그룹 회장이 2008년 '태영건설이 가진 SBS미디어홀딩스 주식을 처분할 경우 반드시 방통위의 사전 승인을 얻겠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제출한 만큼 이번 사전심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한 방통위 관계자는 "이행각서가 제출돼 있던 만큼 방통위에서도 법률검토를 거쳐 이번 사전심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심사위원회의 심사가 끝나면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거쳐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7일 태영건설 측의 의견 청취에 나선다. 사업자 의견청취에 앞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본부) 위원장이 구성원 대표 자격으로 심사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심사결과는 오는 5월 중 방통위 전체회의에 보고‧의결될 전망이다.

심사위원회는 TY홀딩스 설립으로 윤석민 현 태영그룹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TY홀딩스 설립이 지상파 방송사인 SBS의 공정성‧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방송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도 분할 계획서에서 “TY홀딩스 최대주주인 윤석민 회장 등 특수관계인 등이 태영건설의 지분 47.40%를 보유함에 따라 대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를 일정 부분 인정했다. 

2017년 윤세영 부자가 약속한 '소유‧경영 분리'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과 '옥상옥' 지주회사 구조에서 방송광고판매대행법과 공정거래법 간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도 주요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SBS미디어홀딩스를 TY홀딩스에 합병하는 방안이나 태영그룹이 별도의 지주사를 설립해 미디어 관련 사업부문을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번 사전승인 심사를 앞두고 태영그룹이 방통위에 제출한 관련 서류에는 뚜렷한 대책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방송독립시민행동은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방통위의 TY홀딩스 설립 불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PD저널
6일 방송독립시민행동은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방통위의 TY홀딩스 설립 불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PD저널

언론계는 방통위가 방송 공성성‧독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변경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6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가 이번 심사에서 형식적 조건만을 내리며 윤석민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태영건설이 '인적분할'을 통해 TY홀딩스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TY홀딩스가 설립될 경우) SBS 구성원들이 양심을 걸고 저항하겠지만, 자기검열도 심해지고 (대주주의) 방송 개입도 늘어날 것"이라며 "앞서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세운 현대중공업의 경우처럼 주주 배당을 통해 이익을 빼낼 가능성도 크고, 윤석민 회장이 경영권을 세습하기에 쉬운 구조가 된다"고 비판했다.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로 SBS의 독립적인 경영이 훼손된다면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SBS의 공적 책임도 옅어지고, 결과적으로 시청권도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찬 언론개혁연대 사무처장은 "(대주주는) '경영 위기 타개'라는 명분으로 SBS를 더욱 상업화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콘텐츠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시청자의 권리를 해치게 될 것"이라며 "민영방송이라 하더라도 역사적‧제도적으로 공영방송들과 함께 공적 서비스를 주도해 온 방송사인 데다, SBS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온 지역 민영방송들도 지역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해 오고 있는 만큼 엄격한 기준을 갖고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SBS본부장 역시 "SBS미디어홀딩스를 세울 땐 말뿐만이라도 '독립성' '소유‧경영 분리' 원칙 등을 말했던 태영그룹이 이번엔 그런 말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방통위의 이번 심사는 그저 (TY홀딩스 설립이) 법적 요건을 완비하느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런 대주주의 도덕성과 과정의 정당성을 비롯해 (과거 태영그룹이 했던) 사회적 합의를 얼마나 준수했는지 등을 모두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창현 본부장은 "결국 법의 충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SBS미디어홀딩스를 해체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태영그룹이 SBS를 직접 통제하던 암울한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며 "단호히 '불허'를 결정해 SBS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 제출 요구를 받고 지난 달 23일 다시 올린 회사 분할 결정 보고서에서 분할 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을 5월 13일에서 6월 12일로 정정했다. 방통위의 사전심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사 전환 본심사 결과를 지켜본 뒤 주주총회를 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6월 30일 예정대로 진행하고, 변경 상장‧재상장일은 7월 22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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