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발언 논란' 정영진, 결국 '싱글벙글쇼' DJ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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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발언 논란' 정영진, 결국 '싱글벙글쇼' DJ서 하차
2017년 EBS '까칠남녀' ·팟캐스트 방송서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MBC "임시로 허일후·배기성이 진행"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5.08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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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방송된 EBS '까칠남녀'에서 정영진은 여러 여성혐오 발언을 내놔 물의를 빚었다. ⓒ EBS
지난 2017년 방송된 EBS '까칠남녀'에서 정영진은 여러 여성혐오 발언을 내놔 물의를 빚었다. ⓒ EBS

[PD저널=이미나 기자] MBC <싱글벙글쇼>의 새 DJ로 발탁됐던 방송인 정영진이 첫 방송 전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과거 방송과 팟캐스트 등에서의 여성혐오 발언이 재조명되고,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한 탓이다. 

MBC는 8일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내정한 정영진을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을 진행자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봄 개편에 맞춰 <싱글벙글쇼>의 기존 진행자였던 방송인 강석‧김혜영이 하차하고, 정영진‧배기성이 후임으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는 DJ 교체와 함께 프로그램의 시사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싱글벙글쇼>의 고정 청취자들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강석‧김혜영의 하차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의견이 우세했다.

여기에 정영진의 과거 발언들도 함께 재조명되면서, 반발 여론엔 불이 붙었다. 2017년 방송된 EBS <까칠남녀>에 고정 패널로 출연했던 정영진은 잦은 여성혐오성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정영진은 데이트 비용을 소재로 한 방송에서는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남성들이 주로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춘과 다르지 않다"라고 발언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방송에 행정지도 처분인 '의견제시'를 내렸다.

또 직장 내 성희롱을 다룬 방송에선 "부장님들이 이런저런 농담들 하시지 않나. 아재 개그도 하시고 뭐 이런 좀 음담패설도 하시고 그걸 보면서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안쓰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다른 패널들로부터 '가해자 입장을 옹호한다'는 반박을 받기도 했다.

그 밖에도 '여성의 적은 여자'라든지 '여성도 군대를 가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거나 여성 대상 범죄 예방책의 일환인 '여성 안심 귀갓길'이나 '여성 안심 택배' 정책 등에 반감을 드러내 논란을 불렀다.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까칠남녀>의 출연진과 제작진을 비난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사건도 있었다. 2017년 11월 말 출연한 한 팟캐스트에서 정영진은 <까칠남녀>의 여성 출연진을 겨냥해 "나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 나오는 여성분들의 주장은 너무 답답하다"라고 말했으며, 그럼에도 계속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거기가 돈을 제일 많이 준다"라고 답했다. 

개편을 앞두고 불거진 정영진의 과거 발언 논란은 MBC로서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분석이다. 최근 KBS 역시 <거리의 만찬> 후임 진행자로 팟캐스트 진행자 출신인 김용민을 기용했다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2018년 젠더 갈등을 다룬 <100분토론>에서도 정영진을 초청해 '논의에 걸맞지 않은 토론자를 섭외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MBC가 별 다른 문제의식 없이 또 다시 그를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로 낙점해 도돌이표 비판을 자초했다는 점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MBC는 "<싱글벙글쇼>는 앞서 DJ로 낙점된 가수 배기성과 함께 새로 허일후 MBC 아나운서가 임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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