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더 킹', 심의규정 '양성평등' 조항 위반 행정지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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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적 대사·연출로 얼룩진 '더 킹' 첫방, 방심위에 1천건 이상 민원 접수
방송소위 '권고' 의결..."방송 내 양성평등 중요... 작가 등 제작진 숙고해야"

부적절한 대사와 인물 설정으로 논란을 일으킨 SBS '더 킹: 영원의 군주'(4월 17일 자 방송)의 한 장면.
시대차오적인 대사와 인물 설정으로 논란을 일으킨 SBS '더 킹: 영원의 군주'(4월 17일 자 방송)의 한 장면.

[PD저널=박상연 기자] 성차별적인 대사와 연출로 비판받은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행정지도를 내렸다.

빙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3일 회의를 열고 SBS <더 킹>(4월 17일 방송)이 방송심의 규정 ‘양성평등’ 조항을 위반했다며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지난달 17일 <더 킹>은 극 중 여성 총리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몸매를 드러내는 빨간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와이어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라고 발언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남성들이 조정 경기를 하는 장면에선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 돼"라는 성차별적인 대사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이 나간 뒤 방심위에는 여성 총리가 등장한 장면에 대해서는 5건의 민원이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 돼“라는 대사에는 1023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방송심의 규정 제30조 ‘양성평등’ 조항은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조장’과 ‘특정 성을 부정적, 희화적, 혐오적으로 묘사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방송소위 회의에서 박상수 위원은 “‘남자는 적게 입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발언은 상당히 성차별적이고, ‘와이어가 없는 브라는 가슴을 못 받쳐줘서요’라는 발언 역시 여성을 상품화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5세 이상 드라마인데 청소년들이 수용하기에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도 “드라마이 1화나 2화에 문제 되는 장면을 많이 넣는 것 같다”며 “캐릭터 설정을 위한 측면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보면 시청자를 자극적으로 붙잡아두기 위해 위험 수위의 발언을 감행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허미숙 위원장도 “습관적으로 잘못 써온 것들이나 인식 등에 깊은 숙고가 있어야 한다. 드라마 대사를 만드는 작가도 숙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방송소위는 성 상품화 논란을 빚은 KBS <한 번 다녀왔습니다>와 폭행 장면을 가해자의 시선으로 연출한 JTBC <부부의 세계>는 의견진술 절차를 거쳐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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