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때리기'에 이용수 할머니 이용한 조선‧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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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때리기'에 이용수 할머니 이용한 조선‧중앙
조선‧중앙, 정의연 의혹 보도 2~3배 많아...민언련 “이간질 의도”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05.1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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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4일자 3면 기사.
중앙일보 14일자 3면 기사.

[PD저널=박수선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제기로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 기부금 의혹과 관련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갈등 확대’, ‘정치 쟁점화’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을 공개 비판한 다음날인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조선일보>·<중앙일보>는 다른 언론사보다 2~3배가량 많은 22건, 12건의 보도를 각각 쏟아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14일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에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다면 근본 배경을 찾아보고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의혹의 객관적 규명이 필요하지만 일부 언론은 정치적 목적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제기 수준을 벗어나 의혹을 키우고 윤 당선인을 비롯한 위안부 운동 자체를 공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의혹 제기 이후 언론은 정의연의 회계 유용 의혹부터 윤미향 당선인 자녀의 유학 비용,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사전 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민언련은 보고서에서 “<조선일보>는 22건 중 19건, <중앙일보>는 12건 중 10건이 의혹을 제기하거나 확대하는 보도로 전체 관련 기사의 대부분”이라며 “<조선일보>는 8건을 갈등 부각 및 정치쟁점화에 쏟아부어 유독 정치적 의도를 노골화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에 반론 또는 의혹 규명 차원의 보도를 균형 있게 실은 <경향신문>‧<한국일보>와 7건의 관련 보도 모두를 반론과 의혹 규명에 할애한 <한겨레>와 대조적이라고 민언련은 꼬집었다. 

<중앙일보>는 14일자 지면에선 이용수 할머니 인터뷰 기사를 포함해 6꼭지에 걸쳐 정의연과 윤 당선자를 비판했다.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한 수요집회 기부금과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143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온라인 생중계로 열리고 있다.ⓒ뉴시스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한 수요집회 기부금과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143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온라인 생중계로 열리고 있다.ⓒ뉴시스

특히 민언련은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돼 있다”는 윤 당선인의 해명과 정의연의 입장을 두고 “이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는 것”, “위안부 문제로 국민 성금도 받고, 일본 측 위로금도 받고, 국회의원까지 된 사람들이 이제 갑자기 그토록 떠받들던 이 할머니를 진짜가 아닌 듯이, 치매 노인인 듯이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한 <조선일보> 사설의 문제를 짚었다.  
 
민언련은 “이용수 할머니가 기부금 운용이나 2015년 상황에 일부 오해가 있다는 취지라 하더라도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을 언급한 더불어시민당, 윤 당선인도 더 주의했어야 한다”면서도  <조선일보>는 윤 당선인 등 여권을 공격하기 위해 느닷없이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가 아닐 가능성을 꺼냈고, 결과적으로 이용수 할머니를 모독한 셈이 됐다“고 했다. 

“조선‧중앙을 필두로 한 정치적 보도, 각종 네거티브는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을 빌미로 잡았을 뿐, 처음부터 할머니를 위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사를 낸 게 아니”라고 바라본 민언련은 “이로써 우리 사회의 이른바 ‘보수언론’이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 입장에서 보도하지 않는다는 뼈아픈 현실만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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