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의 ‘마이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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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의 ‘마이 웨이’ 
SBS '허지웅쇼' 찾은 이동우·김경식이 보여준 진심
  • 김훈종 SBS '허지웅쇼' PD
  • 승인 2020.05.14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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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5월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마이웨이'를 부른 이동우의 모습.
지난 2015년 5월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마이웨이'를 부른 이동우의 모습.

[PD저널=김훈종 SBS <허지웅쇼> PD] 지난 13일, SBS 러브FM <허지웅쇼>에 반가운 손님 두 분이 찾아왔습니다. 두 분은 나란히 팔짱을 낀 채 들어섰습니다. 30년 지기 두 친구가 대기실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참으로 정겨웠습니다. DJ 허지웅과 오늘 방송할 내용을 얘기하다가도, 스스럼없이 디스도 하고 농담도 주워섬기면서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그러다 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너무도 자연스럽게 두 친구는 팔짱을 낀 채, 생방송 스튜디오로 향하더군요.

친구의 팔짱을 의지해 스튜디오로 들어선 친구는 이동우였고, 너무도 편안하게 친구를 이끌고 들어온 이는 김경식이었습니다. 40대 이상의 아재들은 기억하시죠? 틴틴파이브의 화려했던 그 시절을. <머리 치워 머리>를 신나게 불러 젖히던 다섯 남자들은 개그맨의 끼와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겸비한 채, 당시 가요계를 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 탁월한 미성으로 리드보컬을 맡았던 이동우에게 어느 날 시련이 찾아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의 빛을 모두 잃게 된다는 날벼락이었지요. 소식을 접한 김경식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꺼이꺼이 소리를 내어 두 시간을 울었다고 합니다. 사실 친한 친구가 아픔을 겪고 있을 때, 두 시간 소리 내어 울어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친구를 이십 년 가까이 곁에서 지켜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청취자분들의 찬사가 이어지자, 김경식은 이렇게 답하더군요. “제 휴대전화에 동우 번호가 뭐라고 저장되어 있는 줄 아세요? ‘멘토 이동우’라고 되어 있어요. 다들 제가 동우를 챙긴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오히려 제가 동우에게 더 의지합니다.” 단순한 겸양의 수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게 느껴지더군요.           

이동우는 빛을 잃은 후에도, 여전히 재즈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KBS <불후의 명곡> 무대에도 여러 번 섰습니다. 그가 부른 <마이 웨이>가 제게는 세상 최고의 <마이 웨이>입니다. 가사 하나하나 가슴에 와 닿더군요. 더군다나 <마이 웨이>는 폴 앵카와 프랑크 시나트라의 우정이 녹아 있는 곡이라, 더 감동적인 듯싶어요. <마에 웨이>는 전 세계에 걸쳐 메가히트를 기록한 곡이라, 흔히들 프랑크 시나트라의 원곡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리메이크 곡입니다. 클로드 프랑스와의 원곡 <COMME D’HABITUDE>에 폴 앵카가 가사를 붙여 프랑크 시나트라에게 헌정했습니다. 그저 그런 사랑타령 샹송이 인생을 노래하는 최고의 명곡으로 뒤바뀐 겁니다.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이동우는 노래를 부르기 전 이렇게 간절한 바람을 털어놓았습니다. “오늘 제가 부를 노래는 <마이 웨이>라는 곡이에요. 여러분 각자의 길을 걸어 이곳에 오셨을 텐데, 또 방송이 끝나고 나면 다시 각자의 길을 걸어 돌아가시겠죠. 여러분이 어느 길을 걷든 간에 늘 경쾌한 발걸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특히 제 딸이 함께 와주었는데요, 딸 앞에서 늘 멋진 아빠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세상의 부모 모두 마찬가지겠지만요. 우리 딸한테 좋은 점수를 받고 싶네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한 번 불어보겠습니다.”

<미운 우리 새끼>를 보다가 저는 이동의 딸 지우의 팬이 되었습니다. 아빠를 알뜰살뜰 챙기고 배려하면서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의젓하면서도 아이의 천진함을 함께 갖춘 지우가 있기에 이동의 삶은 결코 어둡지 않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기실에서 딸 얘기를 할 때마다 번지던 아빠의 미소는 충일한 행복감 그 자체였습니다.     

아빠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딸 지우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경식이 이동우의 곁에 있습니다. 세상 누가 감히 이동우를 동정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의 행복에 그저 아낌없는 박수만 보내주면 됩니다. 대기실에서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며, 오월의 날씨처럼 저를 행복하게 간지럽히고 있습니다. 오늘 밤엔 이동우씨가 부른 <마이 웨이>를 들으며, 맥주 한 잔 기울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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