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특수’ 편승한 방송가, 열풍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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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특수’ 편승한 방송가, 열풍 이어갈까
‘미스터트롯’ 출연진 나오는 방송마다 시청률 급상승
‘겹치기’ 출연 논란에 우후죽순 ‘트로트 프로그램 ’ 신설 괜찮나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0.05.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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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나오는 JTBC '아는 형님' 예고 화면.
오는 23일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나오는 JTBC '아는 형님' 예고 화면.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TV조선 <내일은 미스 트롯>과 <내일은 미스터 트롯>이 흥행을 거두면서 방송가의 관심은 온통 트로트에 쏠려있다. ‘성인가요’라고 불리며 방송가에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던 트로트의 ‘상전벽해’를 실감케 한다. 하지만 쏟아지고 있는 트로트 소재 프로그램의 면면을 살펴보면 트로트 인기에 편승해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을 찍어내고 있다는 의구심을 버리기 어렵다. 

트로트 경연의 선발주자인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이 방송가의 트렌드를 바꿨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년간 관찰 예능으로 치우친 예능 판도에서 ‘트로트 예능’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영된 <미스 트롯>은 시청률 18.1%, 지난 3월에 막을 내린 <미스터 트롯>은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더니 시청률 35.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모든 방송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이었다. 

트로트 경연을 통해 무명의 신인 가수들을 발굴할 뿐 아니라 ‘트로트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호응을 얻어냈다. 넓게는 트로트 장르가 TV에 국한되지 않고, 공연계까지 확장되며 부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화제성을 확인한 방송사들은 ‘출연자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TV조선에서는 <미스 트롯>,<미스터 트롯> 출연자를 앞세운 스핀오프격 예능을 제작하는가 하면 자사 프로그램에 순회하듯 출연시키고 있다. <미스터 트롯>이 종영한 지 3주 만에 ‘톱7’을 내세운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임영웅‧이찬원‧영탁‧장민호 등을 ‘트롯맨 F4’로 묶어 작사 작곡을 비롯해 무대매너‧패션‧퍼포먼스 등을 배우는 신규 예능 <뽕숭아 학당>도 선보였다. 시청자의 반응은 컸다. <사랑의 콜센타>는 시청률 20%대까지 치솟았고, <뽕숭아학당>도 13.2%로 순항을 예고했다. 

지난 13일 시청률 13.3%으로 출발한 TV조선 '뽕숭아학당'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3일 시청률 13.2%으로 출발한 TV조선 '뽕숭아학당' 방송 화면 갈무리.

다른 방송사들도 앞다퉈 트로트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SBS<트롯신이 떴다>를 비롯해 KBS와 MBC는 트로트 오디션 <트롯 전국 체전>과 <트로트의 민족(가제)>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편성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 방영이 거론되고 있다. MBN에서는 오는 7월 스타들의 트로트 오디션 <보이스 트롯>으로 가세한다. 

‘미스터트롯’ 출연자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미스터 트롯> 출연자들은 지금까지 MBC <라디오스타>, JTBC <아는 형님>·<뭉쳐야 찬다>·<77억의 사랑>, Olive<밥블레스 유2> 등에 얼굴을 비춘 데 이어 KBS <불후의 명곡>, SBS <미운우리새끼>에도 출연을 예고했다. 트로트 열풍이 거세지자 방송사들이 ‘반짝’ 특수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라디오 스타>는 평균 시청률보다 두 배 이상 올랐고, <아는 형님>과 <뭉쳐야 찬다>도 각각 15.5%, 10.8% 등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출연자의 인기를 입증했다. 

방송사들이 ‘트로트 열풍’을 쫓는 사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벌어진 SBS <트롯신이 떴다>와 후발주자인 <뽕숭아학당>과의 출연진 겹치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비슷한 방송 시간대에는 출연자가 겹치지 않는 게 방송가의 불문율이지만, 두 프로그램이 동 시간대에 편성되며 신경전이 벌어진 것이다. TV조선은 <뽕숭아학당>의 첫 방송을 무려 140분까지 편성하기도 했다. 

JTBC 역시 <아는 형님>의 ‘트롯맨’ 출연분을 3주에 걸쳐 내보내고, <뭉쳐야 찬다>에서는 축구와 무관하게 트로트 진을 가리는 스페셜 코너 ‘오늘도 어쩌다 트롯’을 90분 넘게 할애하는 등 프로그램 기획과 무관하게 ‘출연자 모시기’에 급급했다.  

방송가들은 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한 조건이 되는 대중적 인지도를 외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방송광고시장의 축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아이템’을 선택하는 방송사의 생존 방식은 이해할 만하다. 실제 ‘미스터트롯’ 출연자가 나오기만 하면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치솟는 현상을 보면 방송사들이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도 ‘출연자의 인기’에 편승한 노골적인 행보를 마냥 반길 순 없다. 시청자들도 진부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트렌드를 쫓더라도 프로그램에 어떤 방식으로 녹여낼 지를 충분히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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