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대전MBC, 인권위 권고 이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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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대전MBC, 인권위 권고 이행해야"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공동대책위, "MBC본사, 문제 해결 방안 제시" 촉구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6.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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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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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윤정 기자] “대전MBC에 묻고 싶습니다. 지금 저와의 이 대립이 건강한 대립입니까.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괴롭힘은 아닙니까?”

18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본사 앞.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이하 공대위)’ 기자회견에서 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는 박은주 활동가가 대신 읽은 입장문을 통해 대전MBC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인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아나운서 채용에서 남성은 정규직으로, 여성은 계약직이나 프리랜서 형태로 채용한 대전MBC에 '성차별적 채용 관행 해소 대책' 마련과 진정인인 계약직 아나운서 2명의 정규직 전환, 인권위 진정 후 가한 불이익에 대한 위로금 지급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대전MBC 측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성별을 구분해 채용한 것 자체가 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인권위 지적은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정규직 전환 권고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가 모인 공대위는 이날 MBC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MBC에 권고안 즉각 이행을 촉구했다. 

법률대리를 맡은 노무법인 시선의 김승현 노무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가장 유감스러운 부분은 인권위 진정이라는, 국민이라면 모두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보복 조치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진정 이후 유지은 아나운서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권위법에는 진정이나 신고를 이유로 어떤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대전MBC는 이에 대한 벌칙 조항이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유지은 아나운서는 입장문을 통해 “인권위 진정은 남성 아나운서는 정규직, 여성은 비정규직이라는 정해진 채용 공식에 대한 물음표였다”면서 “인권위의 친절한 권고 내용이 담긴 결정문을 보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그저 탄압이고 괴롭힘”이라고 했다.

이어 “수많은 사회 부조리와 노동문제를 보도하면서도 내부 문제에는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부끄러운’ 언론사로 남을 것인가. 대전MBC의 결정에 달려있다”면서 “대전MBC가 인권위 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1년 동안 많은 마음고생과 실질적인 고통을 받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싸워 준 유지은 아나운서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한 뒤 “현재 MBC 경영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경영 상태가 어려워 정규직 전환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눈앞의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면 MBC는 이미지와 공익성에서 더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언경 공동대표는 대전MBC의 대주주인 서울MBC를 향해서도 “서울MBC가 지역MBC의 경영이나 인사 문제까지 개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국 MBC 네트워크의 공영성 문제를 책임지고 담보해야 할 책무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전국MBC 계열사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아 서울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은 “유지은 아나운서 문제는 여성 아나운서를 ‘얼굴, 간판’으로 대상화해 소비하고, 남성 아나운서의 보조 역할쯤으로 생각하는 뿌리 깊은 성차별적 인식과 관행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이, 채용에서 여성라는 이유로 탈락한 여성 노동자와 취업을 앞두고 있는 모든 여성 노동자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는 외부로 송출되는 방송 내용의 공영성뿐 아니라 조직을 정의롭게 운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영적자를 여성 아나운서의 고용형태 차별, 노동조건 차별의 합당한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규탄하며 향후 MBC가 선언을 넘어 성평등한 채용문화를 구체적으로 마련해가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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