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재용 손들어준 수사심의위 “‘삼성 옹호’ 교수 주도 ‘깜깜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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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결론” 강조한 중앙일보, “수사팀, 법관과 국민 모두 설득 못해”
검찰, 이재용 기소 여부 판단 앞두고 언론도 촉각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기소 권고’를 받은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기소 권고’를 받은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기소 권고’를 받아든 검찰이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29일 아침신문은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른 두 갈래의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한겨레>는 수사심의위원회의 '이재용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6일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에 유리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경향신문>은 29일자 1면 <수사심의위 권고에도...검찰, 이재용 기소에 무게>에서 “검찰 내부에선 경영권 승계 등 기업 총수의 이득을 위해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초유의 사건인 만큼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겨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경향신문>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수사팀과 윤 총장 및 이 지검장 등 지휘부 간 의견이 일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팀이 자신들의 논리와 배치되는 ‘불기소 결정서’를 작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근거를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10대 3으로 불기소를 권고한 수사심의위의 “압도적 결론”을 강조하면서 검찰을 압박했다. 4면 <수사심의위 10대 3 압도적 결론, 윤석열 고민 깊어졌다>에서 “검찰로선 예상 시나리오 중에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진짜 뼈저리게 여겨야 할 점은 사건 관련자를 400번 이상 소환조사하고도 법관과 국민을 모두 설득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뒤 “심의위 위원 일부가 이번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법 집행자가 범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서 실험적으로 재판에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한 뜻을 새길 필요가 있다. 재벌을 봐주는 것도 안 되지만 거꾸로 재벌이라고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도 법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29일자 3면 기사.
한겨레 29일자 3면 기사.

 

<한겨레>는 이날 1면에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의결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 ‘삼성바이오 회계 처리에 불법 요소가 없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한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며 단독 기사를 실었다.

이어 “자본시장법 전문가로 알려진 김 교수는 검찰과 이 부회장 변호인의 진술을 들은 뒤 이어진 질문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논의를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며 “(김 교수는) 여러 매체를 통해 검찰 수사의 기초 공사에 해당하는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의혹과 관련해 ‘불법은 없다’거나 검찰의 수사가 무리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한겨레>에 “수사심의위는 삼성바이오 사건만으로 논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피 신청할 이유가 없다. 삼성 쪽, 사건 당사자와도 관련이 없고 자문한 적도 없다. 수사심의위는 전문가·학자로서 다른 차원에서 (참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심의위원회가 “위원으로 누가 참여했고 무슨 근거와 논리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면서 “심의위의 투명하지 못한 운영 탓에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이 내려진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한겨레>는 삼성에 유리한 입장을 보인 교수가 심의위원에 참여한 대목을 언급하면서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인사들은 걸러져야 하는데도 사전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심의위 운영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검찰은 이번 심의위 구성의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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