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변호사 출신 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의 비극적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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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변호사 출신 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의 비극적 결말
10일 조간 1면에 '박원순 시장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사망 확인' 일제히 보도
극단적 선택 배경 '직원 성추행 피소' 지목...경향 "지자체장 제왕적 권력이 문제"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07.10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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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사망 소식이 알려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 ⓒ뉴시스
10일 새벽 사망 소식이 알려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3선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10일 종합일간지는 1면에 일제히 박원순 시장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의 배경과 정치권의 파장 등을 분석했다.

<한겨레>는 2면 <인권 강조해오다 ‘도덕성 치명타’...수습 힘들다 판단한 듯>에서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배경엔 비서실에서 일하던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당한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SBS 보도 등에 따르면 박 시장 비서로 일하던 직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7년 이후 박 시장의 성추행이 이어졌다며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박 시장이 개인사진을 여러차례 보냈다고 진술했다.

<한겨레>는 “이런 진술은 박 시장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권 변호사 출신인 박 시장은 △권력기관 감시 △재벌개혁을 위한 소액주주 운동 △부적격 정치인 낙천·낙선운동 등을 진행하며 시민운동의 새 장을 열었다. 1993년 박 시장은 ‘성희롱은 불법 행위’라는 인식을 세상에 알린 ‘서울대 ㅇ조교 사건'의 공동 변호인이기도 했다”고 박시장의 이력을 설명했다.

<한겨레>는 “헌신성과 도덕성에 바탕해 시민사회단체 출신 대표적인 민주진영 정치인으로 떠올랐는데, 자신이 강조해온 가치, 언행들과 정반대로 배치되는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셈”이라며 “결국 언행불일치에 따른 사회적 지탄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박 시장은 고민 끝에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고소 사실이 확인된 8일 밤, 서울시 젠더특보 등 박 시장 최측근들이 모인 대책회의에서 사의 필요성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선 서울시장 출신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박 시장은 대중들 앞에서 여론과 법적 심판을 받는 대신 스스로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한겨레 10일 2면 기사.
한겨레 10일 2면 기사.

지자체장들의 연이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배경에도 언론은 관심을 뒀다. 2018년 이후 지자체장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은 강제추행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지난 4월 직원 성추행 혐의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경향신문>은 3면 <지자체장들 인사권 등 ‘제왕적 권력’이 문제>에서 “성폭력·성희롱 예방을 책임져야 할 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의 성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검증 없이 선출·임명된 자치단체장과 기관장 등이 견제와 감시 없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인사권자에게 충성경쟁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로서는 설령 인사권자의 성희롱·성추행 가해 상황을 목격해도 쓴소리를 할 수 없는 구조가 결국 지자체장의 성인지 감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짚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정치권의 반응을 실으면서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지자체장들이 모두 여권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앙일보>는 “여권은 박 시장이 최근 자신의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점에서도 당혹스러워했다”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미투’ 의혹이 또 번지다니 씁쓸하다”는 익명의 중진 의원의 발언은 덧붙였다.

이어 “부동산 정책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민주당 입장에선 악재가 겹친 셈이 됐다”며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민주당 지지율, 특히 여성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8·29 전당대회도 주목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7월 10일 2면 기사.
서울신문 7월 10일 2면 기사.

신문들은 박원순 시장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애도의 의미도 담았다. ‘인권변호사로 30년 시민운동’(경향신문), ‘대권 꿈꿨던 최장수 서울시장’(동아일보), ‘직업이 서울시장이라 했던 원순씨’(서울신문) 등의 표현으로 박 시장의 인생을 요약했다.

<서울신문>은 진보 경제학자인 우석훈은 박원순 시장을 가리켜 “참여연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시민단체의 상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고 했다고 전한 뒤 “삶의 궤적을 관통했던 인권변호사와 시민사회운동가, 그리고 2011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그는 자신의 꿈을 좇는 일 중독 시장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자청했던 세 번째 임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자마자 “‘임기가 9년이 되다보니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서울시장이 박원순이어서 ‘저 분이 직업이 서울시장인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보냈던 ‘시장의 시간’을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많은 시민들의 삶과 꿈을 회복시키는 시간이었다’며 답했다”며 “누구도 그의 임기가 극단적 비극으로 끝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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