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 "공적재원 제도 개선, 드라마 성공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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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사장 "공적재원 제도 개선, 드라마 성공보다 중요"
MBC 미래 비전 제시, "대통령 직속 미디어혁신위 설치해야" 강조
"콘텐츠 경쟁력 강화 위해 외부 협력 늘릴 것"...사내 벤처제도 도입 계획
임금체계개편 '구성원 박탈감 공감한다'면서도...'임원 고통분담 계획' 질의에 "성과로 보여줄 것"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7.1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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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사장이 10일 오전 ‘MBC의 미래를 말하다, 사원과의 대화'를 열고 MBC 미래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박성제 MBC 사장이 10일 오전 ‘MBC의 미래를 말하다, 사원과의 대화'를 열고 MBC 미래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PD저널=김윤정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MBC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드라마 몇개 성공시키는 것보다 (공영방송) 제도 개선이 훨씬 중요하다"며 공적 재원 확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성제 사장은 10일 오전 열린 ‘MBC의 미래를 말하다, 사원과의 대화’에서 △지속가능한 공영방송을 위한 제도 개선 △콘텐츠 경쟁력 강화 △미래를 위한 투자 △조직문화 개선 등을 MBC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내놨다.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MBC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박 사장은 “올해는 적자를 지난 해 900억 원의 절반 수준인 500억 원 대로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면서도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MBC에 미래가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MBC가 가진 다양한 자산을 이용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우선 박 사장은 지난 5월부터 지상파가 받고 있는 차별적인 규제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들었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 제도 개선이 블록버스터 드라마 몇 개 성공시키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지원은 없고 의무만 잔뜩 부과되고 있는 현재 제도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신료 분배 관련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박 사장은 “내가 던진 건 ‘수신료 나눠 달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다. 구조적 위기에 처한 공영방송을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해야할 때가 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맡겨진 책무를 다하는 동안 공적재원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광고결합판매와 같은 불리한 조건들에 둘러싸인 채 버텨왔다"면서 "과거 지상파 독과점 시대에 만들어진 제도로는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 제도 개선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의 ‘미디어 혁신 위원회’ 구성을 재차 요구한 박 사장은 “현재 (지상파의 위기) 상황은 MBC만이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매년 수조원의 광고 이익을 미국으로 가져가면서 세금도 안 내고 고용 창출도 하지 않는 글로벌 미디어 자본이 콘텐츠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영미디어가 생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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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MBC 사옥의 모습. 

제도 개선 문제에 이어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방안은 개방(OPEN), 연결(CONNECT), 확장(EXPAND)을 키워드로 설명했다. 

앞서 카카오M과 MOU를 체결한 박성제 사장은 "카카오M과의 공동사업 추진은 외부로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 선점, 내부로는 콘텐츠 제작역량 강화에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MBC가 가진 IP(지적재산)와 콘텐츠 제작 능력, 카카오M의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기술과 광고 결제 시스템, 그리고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너지를 기대한 것이다.

핵심콘텐츠인 드라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타 작가·연출가에 의존하기 보다는 신인 작가 발굴,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기획역량 강화, 외부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고 유망한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상생을 도모하고 그들의 혁신을 배우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조직을 만들겠다"면서 사내 벤처 제도 도입과 파격적인 보상 체계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더 확장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광고를 기반으로 한 지상파 플랫폼은 위기이지만, 글로벌 콘텐츠 그룹으로서 MBC의 위상은 유망할 거라고 본다”면서 “MBC가 갖고 있는 역량과 자산을 바탕으로 미래비전을 만들어 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지역MBC와의 상생 방안에 대해 “지역MBC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대주주로서 역할을 방기하지 않겠다"면서 "조만간 지역MBC 사장이 아닌 지역 구성원 대표들과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박성제 사장은 노조 대의원이 참여한 찬반 투표에서 3표(찬성 31, 반대 28, 기권 1) 차이로 가결된 임금체계개편안에 대해선 구성원의 우려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최근 MBC 노사는 성과형 임금제 도입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한 임금체계 개편안에 합의했다. '사원과의 대화'에 앞서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받은 질문에도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한 글이 다수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은 임금체계 개편에 특히 젊은 사원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이번 개편에 대한 취지는 ‘인건비를 줄이자’가 아닌 ‘낡은 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라면서 "회사의 적자가 줄어들고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오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사원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임원들은 업무추진비 폐지나 연봉삭감 등 고통 분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임원이 된 다음 느낀 게 '임원들 연봉이 이렇게 적나?' 하는 거였다. 임원 연봉을 10∼20% 깎으면 고참 국장보다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면서 "임원은 성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리다. 만약 제시한 경영적자 해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저를 포함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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