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뭐하니...‘집방’ 예능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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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뭐하니...‘집방’ 예능의 확장
코로나19 시대 맞아 '집방' 예능 부상
관찰 예능 배경에서 ‘집콕족’ ‘홈하비족‘ 대상 콘텐츠로 다양화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0.07.27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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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마' 확장판 첫회 화면 갈무리.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마' 확장판 첫회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집’을 소재로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방송사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이 필수적인 만큼 해외 촬영을 국내 촬영으로, 야외무대를 스튜디오 촬영으로 대체하고 있다. 스튜디오 촬영 중 관객을 동원하는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무관중 방송’으로 선회하는 등 여러 제약조건을 딛고 대응하고 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집’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재미와 정보성을 갖춘 프로그램에 방송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야외활동이 어려워진 ‘집콕족’을 위한 재미와 다양한 여가와 취미를 즐기는 ‘홈하비족’(집+취미)의 욕구를 정보성으로 채워주는 방식으로 나름 돌파구를 찾는 분위기다. 

몇 년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에서 ‘집’이라는 공간은 ‘스튜디오’로 급부상했다. 육아, 부부, 반려동물 등을 내세운 관찰 예능의 붐을 타고 출연자들이 먹고, 자고, 쉬는 집이 자연스레 대중에게 노출되기 시작됐다.

육아 예능인 KBS<슈퍼맨이 돌아왔다>부터 부부 또는 가족이 출연하는 KBS<살림하는 남자>, SBS<미운 우리 새끼>·<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JTBC<1호가 될 순 없어>, TV조선<아내의 맛> 등이 대표적이다. 연예인의 일상을 엿보는 MBC<나 혼자 산다>, tvN<온 앤 오프>에서도 스타의 ‘집’은 주된 볼거리다. MBC<구해줘 홈즈>에선 아예 일반인의 사연에 따라 출연자들이 매물을 보러 다닌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방송된 직후엔 출연자의 라이프스타일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가구, 부동산 등 집과 관련된 정보가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응과 맞물려 집은 ‘정보의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방영 중인 tvN<신박한 정리>에서는 ‘집콕족’을 위해 집안 곳곳에 가득 찬 물건을 비우고, 공간을 재배치하고 정리하는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방영됐던 tvN<내 방의 품격>도 시즌2로 돌아올 예정이다. 아직 방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인테리어 초보에게 실용적인 팁을 나누는 ‘집방’(집과 관련된 방송)으로 시청자 곁을 찾을 예정이다.

이밖에 실제 거주하는 집은 아니지만, ‘가상의 집’을 통해 힐링을 전하기도 한다.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게스트를 초대해 하루를 살아보는 버라이어티 tvN<바퀴 달린 집>과 강원도 외딴집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 tvN<여름방학>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음 놓고 떠나지 못하는 대중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27일 방송되는 tvN '신박한 정리' 예고 화면.
27일 방송되는 tvN '신박한 정리' 예고 화면.

비대면 방식에 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집’은 ‘시청자 참여의 공간’으로도 변모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방송 중인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의 주요 무대는 백종원이 요리를 시연하는 실내 스튜디오와 요린이(요리 초보를 일컫는 말)가 요리를 배우는 ‘집’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요리쇼라서 방송하는 과정이 아주 매끄럽지 않지만, 시청자들이 각자의 집에서 자유롭게 요리를 배우며 출연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올리브 <집쿡 라이브>도 홈스쿨링과 요리를 접목하고 있다. TV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요리 수업으로 시청자들이 집에서 일대일 요리 과외를 받는 듯한 느낌으로 참여할 수 있다.

그간 방송사들은 주거문화의 변화에 따라 ‘집’이라는 공간을 변주하는 시도를 이어왔다.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 해주는 MBC<러브하우스>, tvN<렛미홈>,JTBC<내 집이 나타났다>부터 공유경제가 주목받을 땐, 셰어하우스 형태의 집을 주요 무대로 삼았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문제와 현실을 반영해 ‘1인 가구’를 위한 노하우나 부동산 정보를 나누는 ‘인포테인먼트 예능’으로 변모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가운데 ‘집’이라는 스튜디오는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욕구를 채워주거나 각자의 재미와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작은 놀이터’로 재구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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