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시사 프로그램 ‘대타 진행’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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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시사 프로그램 ‘대타 진행’ 제동 걸리나
자리 비운 진행자 대신 마이크 잡는 국회의원들  
친분·화제성 고려한 이벤트지만, '편파 진행' '방송심의 규정 위반' 지적도
민언련, '김현정의 뉴스쇼' '김경래의 최강시사' '김진의 돌직구쇼' 방송심의 요청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08.05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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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 휴가를 떠난 김진 앵커를 대신해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를 진행하고 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지난 7월 24일 휴가를 떠난 김진 앵커를 대신해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를 진행하고 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

[PD저널=박수선 기자] 현직 정치인의 시사 프로그램 ‘대타 진행’은 위법일까.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자리를 비운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를 대신해 대타로 나선 현직 정치인들의 방송 진행이 방송심의 규정 위반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심의 요청 대상은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세 개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말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휴가를 떠난 김현정 앵커의 대타로 고민정‧ 하태경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故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섭외해 진행을 맡겼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지난 7월 22일부터 사흘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시로 진행했다.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는 지난 3일과 4일 스폐셜 앵커로 홍익표(더불어민주당)‧윤영석(미래통합당)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민언련은 이들 현직 정치인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당의 이해를 대변하는 등 프로그램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4일 낸 논평을 통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연자인 같은 당 진성준 국회의원과 여야 쟁점사항인 ‘원 구성 논란’을 다루면서 소속 정당 입장을 강조해 논란을 빚었고,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7월 1일 진행자로 출연해 같은 주제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직접 공방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현직 정치인의 ‘대타 진행’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방송심의 규정에 위배된다고 민언련은 보고 있다.  

방송심의 규정 12조 4항은 “방송은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선거에서 선출된 자와 국무위원, 정당법에 의한 정당간부는 보도프로그램이나 토론프로그램의 진행자 또는 연속되는 프로그램의 고정진행자로 출연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김현정의 뉴스쇼>와 <김진의 돌직구쇼>, <김경래의 최강시사>를 보도‧토론프로그램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다툼의 여지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사 프로그램에 내린 제재의 위법성을 따진 소송에서 시사프로그램을 뉴스와 다른 해설·논평으로 판단한 법원의 판례도 여럿 있다. 

지난 6월 30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대타로 진행한 뒤 이어진 '댓꿀쇼'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대타로 진행한 뒤 이어진 '댓꿀쇼'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 사이에서는 현직 정치인의 ‘대타 진행’을 곧바로 ‘편파 진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항변이 나온다. 다음날 상대 정당의 국회의원을 부르는 방식으로 여야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반박 논리도 내세운다. 하지만 방송사 내부에서도 이벤트 성격이 짙더라도 ‘현직’ 정치인의 프로그램 진행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없지 않다. 

현직 정치인의 시사프로그램 대타 진행이 지속될지, 제동이 걸릴지는 민언련이 방심위에 낸 민원 결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 관계자는 “시사 프로그램이 정치인의 진행을 금지하고 있는 보도‧토론 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민원이 접수되면 내부 검토를 거쳐 안건 상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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