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 유니버스' 진화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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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녀석들 유니버스' 진화는 계속됩니다"
미디어 환경 변화를 기회로 만든 '맛있는 녀석들'의 이영식 PD
유튜브 구독자 100만 돌파..."황무지에서 이룬 성과"
"어벤져스처럼 멤버별 스핀오프 콘텐츠 선보일 것"
"유료화 실험,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따라 다양한 시도 필요해"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8.21 17: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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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채널 100만 돌파로 받은 ‘골드버튼’을 들고 웃고 있는 이영식 PD. ⓒ김성헌
최근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채널 100만 돌파로 받은 ‘골드버튼’을 들고 웃고 있는 이영식 PD. ⓒ김성헌

[PD저널=김윤정 기자] 시작은 미약했지만, 5년 만에 괄목할 만한 결실을 거둔 코미디TV의 <맛있는 녀석들>. <맛있는 녀석들>은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든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처음 방송을 시작한 2015년, 채널 번호를 외우기 쉽지 않은 케이블 채널에 편성된 흔한 '먹방' 콘텐츠에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먹방' 프로그램이 뜨고 진 지난 5년 동안 <맛있는 녀석들>은 의미있는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았다. '케이블방송대상 예능부문 대상',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타이틀을 얻은 <맛있는 녀석들>은 최근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셀프 진화를 거듭한 <맛있는 녀석들>은 ‘오늘부터 운동뚱’, ‘오늘부터 댄스뚱’, 'JOB룡이십끼' 등 화려한 '맛녀석 유니버스'를 구축하며 창대한 오늘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18일 만난 <맛있는 녀석들>의 '영식이 형', 이영식 PD는 “처음부터 먹방을 넘어 버라이어티로 가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우리의 지향점은 시작부터 ’먹방계의 무한도전‘이었다”며 웃었다.

<맛있는 녀석들>의 성공은 시대 흐름에 발빠르게 반응한 기획과 이용자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일찌감치 유튜브로 눈을 돌려 ‘관촤알 카메라’ 등 유튜브 전용 콘텐츠를 생산하고, ‘맛둥이’라 불리는 팬들의 요청을 적극 수용해 ‘맛녀석 유니버스'를 확장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영식 PD는 “코미디TV는 예산이나 채널 인지도 측면에서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CJ ENM 계열의 거대 케이블 방송에 비하면 너무 작은 곳이다. 하지만 집에 앉아 TV 보던 시대는 지났다. 휴대폰으로, 유튜브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미디어 환경이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최근 <맛있는 녀석들>은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골드버튼’을 획득했다. 방송사의 단일 프로그램이 100만 구독자를 모은 것은 이례적이다. 해외 팬층이 두텁고, 방송 10주년을 넘긴 SBS <런닝맨> 정도가 넘을 수 있는 고지였다.  이 PD는 유튜브 100만 돌파와 관련해 “황무지에서 시작해 성과를 이뤄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제작진으로서는 초창기 유튜브 시장을 개척했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IHQ 가양동 사옥에서 만난 ‘맛있는 녀석들’의 ‘영식이 형’ 이영식 PD.ⓒ김성헌
지난 18일 IHQ 가양동 사옥에서 만난 ‘맛있는 녀석들’의 ‘영식이 형’ 이영식 PD.ⓒ김성헌

유튜브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대표의 영향이 컸다.  

“CEO가 유튜브에서 미래를 보셨어요. 초창기부터 유튜브만 관리하는 팀을 따로 뒀고, 그곳에서 방송 클립뿐 아니라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제작했죠. 지금 ‘오늘부터 운동뚱’을 같이 하고 있는 유수빈 PD가 그때 유튜브 담당이었는데, 촬영장에 와서 저희랑 똑같은 그림을 찍어 유튜브 버전으로 편집하더라고요. 그게 ‘관촤알 카메라’예요. 젊은 친구들의 감각으로 편집된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구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자유로움 같은 것들이 통했던 것 같아요.”

최근 <맛있는 녀석들>에 쏟아진 관심은 김민경의 공이 크다. ‘운동도 하면서 먹었으면 좋겠다’는 맛둥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작된 ‘오늘부터 운동뚱’은 공개 하루 만에 1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체중 감량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먹기 위해’ 시작한 김민경의 도전은 시대정신과도 맞아떨어진다. 새로운 종목에 도전할 때마다 김민경 본인도 몰랐던 '운동 재능'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쾌감을 느꼈다는 시청자도 많다.  

“‘운동뚱’은 맛둥이들이 기획하고, 민경이가 만든 거예요. 제작진은 정말 숟가락만 얹었죠. 힘이 센 건 알았지만 이렇게 잘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힘만 센 게 아니라 운동 아이큐가 높더라고요. 예를 들어 필라테스 강사님이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하면 제작진은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못 알아 듣거든요? 근데 김민경 씨는 다 알아듣고 몸으로 표현해요. 놀라운 건 김민경 씨의 나이가 마흔이고, 지금까지 한 번도 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강사들이 정말로 탐낼 정도예요.”

‘오늘부터 운동뚱’이 독보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맏형 유민상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는 'JOB룡 이십끼', 최근 공개된 문세윤의 '오늘부터 댄스뚱'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유민상과 김준현을 주인공으로 한 ‘시켜서 한다’ 시리즈의 새로운 스핀오프도 준비 중이다.

“아무래도 ‘운동뚱’ 성적이 워낙 좋다 보니 다른 멤버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요. 유튜브는 콘텐츠별 성적이 조회 수로 바로 보이잖아요. 조회 수가 잘 안 나오면 부끄러워하기도 하고.(웃음) 멤버들이 <맛있는 녀석들>에서 보이는 ‘먹는 캐릭터’ 외에 다른 장점이 많아요. 스핀오프를 통해 새로운 모습,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유니버스를 점점 확장시켜서 어벤져스처럼 각자의 스핀오프 캐릭터로 모인 새로운 콘텐츠로 진화할 수도 있고, 각자의 콘텐츠가 독립해 더 확장될 수도 있겠죠.”

지난 18일 IHQ 가양동 사옥에서 만난 ‘맛있는 녀석들’의 ‘영식이 형’ 이영식 PD.ⓒ김성헌
이영식 PD는 지난 5년 동안 새로운 길을 기척해온 '맛있는 녀석들'의 멤버, 제작진과 다양한 실험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김성헌

다양한 스핀오프 콘텐츠가 사랑받고 있지만, 이 PD는 “결국 본편에 기초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5년처럼, 앞으로 5년도 맛있고 건강하게 먹기 위해 운동도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새로운 게 없을 것 같아도, 멤버들 입맛이 달라지면서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먹팁’이 나오기도 해요. 전에는 입에도 못 대던 고수를 즐기게 된 민상이 형처럼요. 멤버들이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먹는 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많이 먹는 것’ 보다는 ‘맛있게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기획으로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만들어내야죠.”

채널과 플랫폼의 장벽을 넘는 <맛있는 녀석들>의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중 하나가 유료화 실험인데,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채널 멤버십에 가입하면 스핀오프 콘텐츠를 본방보다 일찍 볼 수 있다. 현재 유료 회원은 약 2천 명 정도. 앞으로는 유료 독자들에게만 공개하는 전용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방송이 우선이고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운동뚱’을 유튜브에 먼저 공개하고 TV에서는 재방송을 해요.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유료 온라인 콘텐츠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어요. 방송이 퍼블릭 서비스라는 걸 잊지 않고 있지만,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맞게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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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2020-08-26 16:25:54
대단함 넘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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